OPEC+ 역대급 감산 후폭풍···요동치는 유가에 항공·정유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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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10-0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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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200만 배럴···코로나 이후 최대폭

  • 유가 배럴당 100달러 다시 넘어설수도

  • 고환율 이어 국내 물가 상승 부채질 우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어 달러화로 결제하는 유가가 상승하면 항공·정유업계 등 관련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월례 장관급 회의 후 성명을 통해 다음 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최대 감산이다.

지난 6월 배럴당 평균 114.34달러까지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배럴당 평균 83.80까지 떨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감산 결정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계, 유가 상승 가능성에 ‘예의 주시’···항공·정유업계 우려

하향 곡선을 그리던 국제유가가 급반등하면 항공업계에서는 연료비 상승, 정유업계서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 항공사가 지출하는 비용 중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회사엔 2800만 달러(약 392억원) 손해가 발생한다. 또 최근 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로 늘어나던 여객 수요가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다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정제마진 하락으로 고민에 빠진 정유업계도 이번 감산 결정으로 수요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기름 값이 동반 인상돼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변수가 많아서 전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유가가 상승 국면에 접어든다면 석유 제품 수요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물가도 상승 압박···무역수지 개선도 기대난

산업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내 물가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 우려에도 정부는 ‘10월 물가 정점론’을 고수하고 있어 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이 연내에 다시 한번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9·10월 물가 정점론에는 변화가 없다”며 “보통 (물가가) 정점을 찍으면 급격하게 쭉 내려와야 하는데 (이번에는) 고원 형태를 만든 후 일정 기간 높은 수준에서 완만하게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둔화세를 나타냈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공공요금 인상을 비롯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무역수지 개선도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 무역적자는 수출 증가에도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이 늘어난 게 원인이므로 국제유가 상승이 적자 폭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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