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중고선박] 운임 호황 끝, 배 내놓는 해운사···韓 업계 처리 미숙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성현 기자
입력 2022-09-19 05: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구매·판매시기 조언해줄 중개업체 없어

  • 브로커 범죄자 취급···경쟁력 저하 우려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했던 2년간의 해운업계 호황이 막을 내리는 가운데 중고선박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년간 가격이 치솟은 중고선박 가격이 조정기를 거친 내년에는 중고선박 매물이 역대급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해운 강국인 그리스, 중국, 일본 등과 달리 한국의 중고선박 브로커(중개업자) 시장이 미흡해 해운업계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고선박 거래량은 1분기(3300만DWT) 대비 21.21% 증가한 4000만DWT(재화중량톤수)를 기록했다.
 
해운업계 호황으로 치솟은 선가에도 3분기 거래량은 10년 평균(2010~2019년) 거래량인 1900만DWT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중고선 거래의 성격이 지난해와 다르다는 것이 해운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찾는 사람이 많다면, 올해부터는 팔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중고선박 브로커 회사를 운영하는 업계 관계자는 “해운 시장이 호황이면 중고선박을 찾는 선주들이 많고, 나중에 불황이 되면 이를 판매하는 게 일반”이라며 “호황에 산다는 것은 매입가가 비쌀 때 산다는 것이고, 불황에 판다는 것은 선박가격이 낮을 때 판매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해운국가인 그리스(세계 선복량 18%)가 가장 큰 중고선박 판매자이자 매매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어 중국(12%)과 일본(11%)이 뒤를 잇고 있으며, 특히 이 두 나라는 자국 내 중고선박 판매처를 한국으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중개업자들 역시 국내 해운업계를 상대로 중고선박 영업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국내에는 해운사들에게 정확한 중고선박 구매·판매시기를 조언하고, 적당한 가격에 매물을 중개하는 업체를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자국에 대형 브로커 회사와 다수의 소형 브로커 회사를 둔 그리스, 중국, 일본과 달리 국내에는 대형 브로커 회사가 전무하다. 이는 한국에서는 브로커가 마치 사기꾼이나 금융범죄자 수준으로 인식된 것이 원인이다. 국내 해운사마저 중고 선박 구매 시 해외 브로커의 자문을 받고, 거래 수수료(선가의 1~2%)를 내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브로커라 불리는 선박 거래 중개업자들에 대한 인식이 너무도 안 좋은 것이 시장활성화를 막고 있다”며 “브로커들은 단순히 선박 거래를 중개하는 게 아니라 조선·해운업계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국내 브로커 시장이 작다는 것은 해외 해운업계와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사진=SM그룹]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