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윳값 '기습 인상'한 서울우유에 "아쉽다"...낙농제도 개선은 지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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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2-08-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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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범수 차관보 "다른 유업체는 입장변동 없어"

7월 19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우유가 원윳값을 기습 인상한 것에 대해 "아쉽다"면서도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는 용도별 차등 가격제를 서울우유에 강제로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차등가격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원유업체에 정책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낙농제도 개편 동향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통해 "서울우유가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에 앞서 원유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했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차관보는 "서울우유의 이번 결정은 원유 공급자인 낙농가와 수요자인 유업체가 시장 수요, 생산비 등을 고려해 구매 가능한 범위에서 가격을 자율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자율적인 가격결정을 한 만큼,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되더라도 서울우유에 의무적으로 적용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우유는 지난 16일 대의원 총회에서 원유 1ℓ당 58원의 가지급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낙농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정부와 낙농업계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서울우유가 자체적으로 원유 가격을 올린 셈이다. 업계는 이를 놓고 사실상 원유 구매가격을 리터당 58원 인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차관보가 "아쉽다"라고 표현한 건 정부가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서울우유가 사실상 독단적인 인상을 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박 차관보는 "생산비가 올랐기 때문에 원윳값이 오를 요인은 충분하다"면서 "유업체가 얼마나 올릴지 결정하는 데 정부가 강제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우유는 흰 우유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한 1위 업체다.

정부는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며 '원유 용도별 차등 가격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원유를 마시는 우유인 '음용유'와 치즈·버터·아이스크림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가공유'로 나누고, 음용유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 가격은 더 낮게 책정하겠다는 게 골자다.
 
특히 정부는 우리나라 유제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차등가격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2026년에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들어오는 치즈와 우유의 관세가 사라져 가격이 낮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고 강조한다. 

유업체는 대체로 정부안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낙농업계는 반대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 탓에 구조적으로 원유 생산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은 농가 수익을 줄이는 제도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낙농가가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데다 가축사육제한정책으로 원유 생산량을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계속해서 낙농업계를 설득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보는 "낙농가에 대한 지역 설명회가 마무리되는 만큼 낙농산업 발전위원회와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개최해 제도 개편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세부 실행방안 마련과 원유가격 협상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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