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1년새 4%→6%대 껑충... 변동금리 영끌족 비명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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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08-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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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상환 부담 커지면 민간소비 위축 우려도

서울의 한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시장금리도 빠르게 올라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는 고정금리를 넘어섰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말 기준금리가 3.0%대까지 오르면 대출자의 월 상환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3.920~5.969%, 혼합형 금리(5년 고정형)는 3.880~5.792%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돼 변동금리보다 높지만, 시장금리 상승으로 변동금리 상·하단 모두 고정금리를 넘어섰다. 저금리 시대에는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해도 이자 상환 부담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월 상환액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같은 날 기준, 신용대출(1등급·1년) 금리는 4.359∼6.220%,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는 연 3.870∼5.769%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주택 구입을 위해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3억9000만원, 신용대출 4500만원을 받은 30대 직장인 A씨의 사례를 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3.50%로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168만원에 달한다. 신용대출 금리는 1년도 지나지 않아 3.50%에서 6.05%로 올라 월 이자는 13만원에서 22만원까지 늘었다.
 
최근 은행채 등의 채권 금리 급등세가 진정됐고, ‘이자 장사’ 지적을 받은 은행들이 취약차주 지원 차원에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대출금리가 다소 낮아진 상태지만, 한국은행이 현재 2.25%인 기준금리를 연말에 3%대까지 인상할 것이 유력해 대출금리는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더 커지면, 민간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7% 늘었다. 이는 시장 관측(0.3∼0.4%)을 웃도는 성장률로, 의류와 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3.0%나 올라 경기 회복에 일조했다. 그러나 금리가 계속 빠르게 오르면, 방역 완화 덕에 회복된 민간소비의 증가 추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 동향분석팀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시 민간소비는 최대 0.15%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민간소비는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설비투자, 건설투자보다 훨씬 커 경제 성장률 하락에 기여하는 수준이 매우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는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런 비용보다는 물가 안정과 같은 편익이 더 크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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