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보험업권 실적] 손보사 '맑음'-생보사 '흐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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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2-08-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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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인상·주가 하락에 변액 매출 '뚝'…생보사 직격탄

  • 손보사, 車보험 효자 노릇 '톡톡'…손해율 개선 영향

 

[사진=픽사베이]

생명·손해보험업계 간 상반기 실적 희비가 갈렸다. 

생보사들은 최근 증시 하락의 영향으로 변액보험 매출 등이 떨어지며 실적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생보사들의 하반기 실적도 우울한 상황이다. 

반면 손보사들은 주력인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세에 힘입어 순익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입 대수 증가·유가상승·코로나 확진자 급증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엇갈린 성적표 받아든 생손보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7.4% 감소한 10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와 푸르덴셜생명 순익도 각각 10%, 18% 감소한 2775억원, 1577억원을 기록했다. KB생명은 3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세를 이어갔다.  

리딩업체인 삼성생명의 순익 감소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2분기 예상 지배순이익은 2084억원으로 대규모 즉시연금 충당부채 적립이 있었던 지난해 2분기(766억원)보다는 증가하겠지만, 시장 컨센서스는 크게 하회할 전망"이라며 "주식시장 악화 및 금리 급등에 따른 약 1500억원의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손보사들은 일제히 순익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B손보는 4394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NH농협손보도 26.5% 상승한  72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오는 11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현대해상, DB손보의 올 상반기 순익이 각각 23.2%, 22.7% 오른 3068억원, 5225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하락에 변액 수익 '빨간불'…생보사, 하반기 전망 불투명
생보사들의 경우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 탓에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며,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 매출 감소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 등 펀드에 투자하고, 그에 따라 발생한 이익을 계약자에게 배분하는 실적배당형 보험이다. 때문에 금리와 주식시장 동향에 민감하다. 통상 금리 인상 시 투자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 이탈과 함께 증시 하락 흐름으로 이어진다. 요즘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소비자들의 변액 니즈가 떨어지고 있다.

실제 생보협회에 따르면, 최근 취합 수치인 지난 5월 말 기준 생보사들의 변액 초회보험료는 6601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2576억1900만원 ) 대비 무려 70.7%나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변액 점유율 1위인 미래에셋생명의 초회보험료도 84.7% 줄어든 2117억44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미 판매한 부분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준비해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변액보험을 판매한 생보사들은 판매 시점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그 차액만큼 보증금을 쌓아야 한다. 그 규모가 클수록 손실이 불가피하다.

변액 부진은 자연스레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생보사들의 지난 1분기 수입보험료는 25조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8696억원(10.3%) 감소했는데, 변액보험 감소(28.1%) 영향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 역시 생보사들의 추후 실적을 어둡게 내다보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생보사 실적의 특징으로 주식시장 하락·금리 급등에 따른 변액보증 손익이 2분기에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변액보증 손익 악화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돼 주가가 더욱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변액보증준비금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보험사 손익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보사 주력 車보험 효자 노릇 '톡톡'…손해율 개선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보업계는 주력인 자동차보험 손해율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4대 손보사(삼성화재ㆍ현대해상ㆍDB손보ㆍKB손보)의 올 6월 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5~77.0%대로 집계됐다.

각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는 전년(78.6%) 대비 1.6%p 개선된 77.0%를 기록했다. 현대해상과 KB손보도 같은 기간 각각 3.1%p, 2.9%p 개선된 75.7%, 75.9%로 조사됐다. DB손보는 75%를 기록했다. 이에 보험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보험 흑자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들 4개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85%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통상 사업비를 고려해 '77~80%초반대'를 적정 손해율 수준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자동차보험 가입 대수 증가·유가상승·코로나 확진자 급증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흑자달성이 유력시되자 당국은 올초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요청했고, 손보사들은 이에 응했다. 지난 4월 계약부터 ▲삼성화재 1.2% ▲현대해상 1.2% ▲DB손보 1.3% ▲KB손보 1.4%의 인하요율이 적용됐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원자재가 상승으로 유가도 함께 올라 자차 이용량이 감소, 반사이익을 봤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올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코로나 감염자 수가 급증한 점도 행락객들의 발길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아직 취합 전인 여름휴가철(7~8월) 사고건수 및 손해율이 전월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정 손해율을 크게 상회하진 않을 것"이라며 "자동차보험료 수입이 손보사 수입보험료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실적 호조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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