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세대교체] 尹정부 1년차, '정책 소통' 책임질 주요부처 '입' 인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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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박기락·안선영·조아라 기자
입력 2022-08-0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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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권 초기 정책 이해도 제고 '소통 적임자' 채우기 속속

  • 대내외 검증 인사 기용에 무게…장관과 인연도 중요

왼쪽부터 조용범 기획재정부 대변인,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김정주 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 정은해 환경부 대변인. [사진=각 부처]

윤석열 정부 출범 석 달이 가까워진 가운데 정부 부처의 '입'으로 불리는 대변인(공보관) 교체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 1년 차를 맞아 향후 추진할 정책의 국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새 장관과 함께 일한 경력이 있거나 대내외적으로 검증된 인원을 기용하는 모양새다. 

8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등 새 장관이 취임한 부처 대부분이 이달 초까지 대변인 교체를 완료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지난 5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임명 이후 정부 부처 중 가장 빠르게 국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6월 인사를 통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된 전 대변인인 김동일 경제예산심의관의 바통을 이어받아 조용범 국장이 신임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행정고시 39회로 입직한 조 국장은 추 부총리(행시 25회)와는 14기수 차이가 난다. 다만 기재부 출신인 추 부총리는 2010년 이후 금융위원회·국무조정실·국회의원 등 외부 경력이 많아 조 국장과 특별한 업무상 접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국장은 기재부에서 예산총괄과장, 통상조정과장, 디지털예산회계기획단 기획총괄팀장 등 요직을 거치며 행시 36~39회 중심인 현 기재부 국장급 기수와 비교하면 승진이 빠른 편이다. 일본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수석전문관과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을 거치는 등 경제·정책 분야에서 대내외적으로도 업무 능력을 평가받아 대변인에 발탁됐다. 

지난 2개월간 대변인직을 수행한 조 국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세제개편 등 굵직한 정책 발표 당시마다 추 부총리를 보좌하며 정책 홍보를 적극 지원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위기 상황이 지속되며 '기재부의 입'인 대변인 역할이 중요해졌는데 그간의 경험이 국민 이해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산업부 대변인으로 임명된 김완기 국장도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자리에 오른 사례다. 1985년 29회 행시로 입직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1999년까지 산업부에 몸담았다가 2000년부터 22년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한 터라 현재 근무 중인 국·과장과는 업무상 접점이 없다고 볼 수 있다. 

행시 39회 출신인 김 국장은 통상직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중국 공관(상하이영사관) 근무와 장관비서실장, 소재부품국장, 통상정책국장 등을 거쳤다. 최근 산업계 불안 요인으로 지목되는 공급망 이슈와 미·중 갈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는 평가다. 홍보지원팀장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어 언론과 친화력이 높은 것도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농식품부 대변인으로 지난달 임명된 김정주 국장은 신임 장관과 함께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발탁된 사례다. 김 국장은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2014년부터 2년 6개월간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행정관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김 국장은 기술고시 37회 출신으로 같은 차수 동기 중에서 가장 먼저 국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농식품부 대변인 경력이 있는 정 장관이 소통과 브리핑 능력에 높은 평가를 받는 김 국장을 취임 직후부터 대변인에 낙점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환경부는 지난 1일 정은해 전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정 국장은 정선화 자원순환국장에 이어 환경부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변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자신과 같은 여성을 대변인 자리에 앉혀 업무 추진에 힘을 실으려는 행보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새 정부 앞에는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놓여 있다. 기술고시 30회 출신인 정 국장이 지속가능전략담당관, 녹색전환과장, 기후변화협력과장 등 중요 보직을 두루 맡은 만큼 환경부의 중요한 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왼쪽 둘째)이 지난 7월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부처 대변인 교체가 속속 마무리되고 있지만 장관 인선이 지연되면서 인사가 이뤄지지 못하거나 후보자가 인사 검증 과정에서 낙마해 여전히 공석인 부처도 있다.   

신임 위원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조성욱 위원장이 여전히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이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정위원장으로 지명했지만 2014년 제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나온 성희롱 발언이 알려지면서 자진 사퇴한 탓이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심판총괄담당관(과장급)에서 승진한 안병훈 국장(행시 40회)이 공정위 대변인직을 아직 수행하고 있다.    

고용부 역시 정경훈 국장이 1년 6개월 넘게 대변인직을 수행하고 있다. 통상 정권 교체 이후 새로운 장관이 자리하면 대변인도 교체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용부 내 1급 인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장급 인사도 꽉 막힌 상태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실장 승진 두 자리가 비었는데, 정 국장 등 6명이 후보에 올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변인 선임은 실장 인사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고용부 인사는 이달 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검증에 실패한 해양수산부는 현재 대변인이 공석인 상태다. 1년 6개월간 대변인실을 이끈 송명달 해양정책실장의 승진 인사 직후 대변인 선임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내정된 후보자가 대통령실 인사 검증에서 반려됐다.

당장 물가 안정을 비롯해 해운 물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과제에 직면한 해수부 입장에서 공보라인의 컨트롤타워를 잃어버린 셈이다. 

부처 대변인 출신의 한 관계자는 "차관실을 거치지 않고 장관과 직대하는 대변인직은 언론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감이 상당한 자리지만 여전히 조직 내에서 영전할 수 있는 요직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어 "집권 1년 차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국민에게 정책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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