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엔 이견, 준공업·역세권엔 공감…정부·서울시 공급책 '동상이몽'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의 해법이 엇갈리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의 공급 효과를 놓고 충돌한 데 이어 준공업지역과 역세권 활용에서도 큰 방향엔 공감하지만 공급 주체와 개발 방식은 다르다.

26일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서울 내 신규 택지를 찾기 어렵다고 진단하면서도 정비사업의 주택 순증 효과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재건축은 가구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지만 크게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고 평수가 늘어난다”며 “재개발은 총입주 가구 수가 줄어드는 게 통상인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튿날 “서울에 더 이상 집 지을 땅이 없다는 현실은 인정하면서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공급 수단인 재개발·재건축의 공급 효과를 부정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비사업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가구 이상을 착공하고 사업이 모두 끝나면 약 8만7000가구가 순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양측의 간극은 24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 시장의 비공개 회동에서도 확인됐다. 국토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을 1만가구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현행 계획은 6000가구다. 서울시는 국제업무 기능과 학교·교통 등 기반시설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날도 공급 규모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반면 준공업지역의 용도 변경과 유휴부지 활용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에는 양측의 방향이 맞닿는다. 대토론회에서도 기능이 쇠퇴하거나 저이용되는 준공업·상업지역을 주거·산업 복합용도로 전환하고, 공공기여를 전제로 비주택 용지의 주거 전환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도 공실 지식산업센터와 상가·오피스를 주거시설로 전환해 LH가 공공임대로 공급하자는 제안에 “빨리 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주거화가 진행된 준공업지역의 공동주택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높여 현재 32곳에서 약 2만7000가구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 기능이 남은 곳은 첨단산업·업무 거점으로 고도화하고, 주거화된 곳은 정비사업과 복합개발로 공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다만 추진 사업 상당수가 재개발·재건축인 만큼 서울시는 준공업지역 활용을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결합한 도심 고밀개발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 저이용 비주거 부지의 선별적 전환에 무게를 두는 정부와는 세부적인 접근이 다르다.

역세권도 공통분모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택 규모의 고품질 장기임대를 중산층도 이용할 수 있도록 역세권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용적률과 용도지역 인센티브로 민간 복합개발을 유도하고, 그 대가로 장기전세주택과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역세권 개발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대통령 발언과 토론회 논의를 보면 정부는 저이용 비주거 시설 전환과 역세권 장기임대 등 선별 공급과 공공임대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둔다.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과 복합개발의 사업성을 높이고 개발이익 일부를 장기전세주택과 기반시설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서울의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상 부지와 개발 밀도, 공공기여 기준을 조율하려면 정부와 서울시 간 정례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태릉, 용산정비창, 과천경마장을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례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며 “특히 국토부와 서울시는 매월 한 번씩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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