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시 봉쇄령 확산에 캐스퍼 생산중단…'우려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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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조현미·윤동 기자
입력 2022-04-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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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공급난 이어 차 부품 조달 끊겨

  • 러시아 우크라 전쟁도 영향...위기감 고조

  • 정부, 현지 생산공장 멈출라...모니터링 강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령 장기화가 예견되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공급망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에 이어 현지에서 부품 조달이 끊긴 국내 자동차 업계의 우려는 현실화 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중국 내 여타 지역까지 봉쇄령이 확산할 경우 타격이 더 클 것이라며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19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 그래도 나아질 기미가 없는 반도체 공급난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더해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로 인해 주요 부품의 수출입 제한과 물류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의 수입품 통관 의존도가 높은 상하이 봉쇄 조치가 문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수입품 중 상하이 통관 의존도 비중은 전체의 7.4%, 의존도 100%인 물품은 3개, 50% 이상은 60개가 넘는다. 중국산 수입 의존도를 수입액 기준으로 보면 배터리 부문이 80%로 가장 높고, 반도체 관련은 30%, 휴대전화 25% 등으로 수입 물류 지연에 따른 생산 차질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상하이 봉쇄령은 자동차·컴퓨터·스마트폰 등 반도체가 쓰이는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삼각주 지역은 중국 반도체 생산기지로, 중국 1·2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화훙반도체 등 다수의 기업의 몰려있다.

그런데 최근 봉쇄령으로 상하이·쿤산 등지에 소재한 주요 반도체 생산 공장이 문을 닫았다. 이달 들어 맥북 공급업체인 콴타 컴퓨터, 애플 아이폰 제조업체인 대만 페가트론의 상하이·쿤산 공장 등이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안후이성 허페이 생산공장도 부품 부족으로 가동을 멈췄다.

 

현대자동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자동차]



더 큰 문제는 봉쇄 조치가 장쑤성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 적용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형곤 KIEP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경제 관계가 더 긴밀한 장쑤성, 광둥성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상하이 봉쇄보다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특히 반도체 공급난으로 신음해온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이 커 보인다. 한국GM 측은 부평공장 1라인의 경우 이달 들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가동하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캐스퍼를 생산 중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오는 20일까지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상하이 봉쇄로 부품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인데 지난해 9월 첫 차를 양산한 이후 가동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동중단 사태는 중국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에어백 컨트롤 유니트(ACU)' 공급이 끊긴 가운데 재고까지 바닥났기 때문이다. 이번 셧다운으로 하루 평균 200여 대의 캐스퍼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GM 측은 현대차에서 공급받는 부품 수급 상황을 지켜본 후 오는 21일께 정상 가동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배터리·전자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하이에서 가까운 우시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원부자재로 쓰이는 화학제품 대부분이 상하이항을 통해 들어오기에 최근 상하이 봉쇄령으로 원부자재 입고에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물류 비중이 높은 반도체업계 특성상 완제품 수출 지연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하이항 대신 항공편 이용 수요가 늘면서 항공운송 기간도 일주일 이상 소요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LG화학도 이차전지 소재와 석유화학 공장이 꽤 큰 규모로 장쑤성, 저장성 쪽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데, 즉각적인 봉쇄 조치 영향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연초 중국의 정전 사태 등을 겪으며 탄력적 운영을 해 온 노하우를 살려 이번 봉쇄령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양재동 코트라(KOTRA)에서 화상으로 '중국 진출기업 및 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기업 애로사항, 공급망 상황, 물류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홍창표 코트라 중국 지역본부장은 “현재는 장쑤성 쑤저우, 저장성 자싱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통행 제한 조치가 시행 중인 상황이며, 다른 지역으로의 확대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장쑤성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이 진출해 있다. 저장성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한화케미칼 등의 공장이 있다.

주원석 주상하이총영사관 상무관은 “최근 상하이시가 반도체, 자동차 등 중점 업종의 조업 재개를 추진하고 있지만 방역과 물류 상황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생산 재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및 코트라, 한국무역협회 등 관계 기관들은 중국 당국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지 공관 등을 통해 봉쇄 지역 확대 동향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시 대응에 나선다. 또한 현재 가동 중인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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