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치솟는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 8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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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4-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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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개월 전 고정금리 대신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는 금리 상승 때문에 고정금리 대비 이자 부담이 역전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잔액 기준)은 76.5%로 2014년 3월(78.6%) 이후 가장 높았다. 잔액 기준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12월 이후 하향 추세를 보이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3월(65.6%) 이후 반등세로 돌아선 상태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도 지난 2월 변동금리를 선택한 가계대출 비중은 78.0%에 달했다.

가계 대출자들이 대출 시점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금리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월 말 기준 KB국민은행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변동금리형(신규 코픽스 6개월 주기)이 연 3.51∼5.01%로, 5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혼합형(연 4.00∼5.50%)보다 금리가 0.50%포인트가량 낮았다.

국내 주택 구매시장 특성을 반영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만기까지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기보다 시세차익을 노리거나 일정 기간 보유 후 이른바 '갈아타기'를 염두에 두는 가계가 많다 보니 장기 고정금리를 택할 유인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 시중은행 고정금리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고정금리 기간이 최장 5년에 그치는 점도 이런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대응책의 방점이 질적 관리에서 양적 관리로 변화한 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다시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금융당국은 앞서 2015년부터 가계대출 구조개선 차원에서 변동금리 대출을 원리금 균등 상환형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안심전환대출)을 시행하고 은행별 고정금리 대출 현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정책을 취해온 바 있다. 그러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해 들어 대출 총량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문제는 금리 상승기에 따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이자 부담이 역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변동금리는 금리 변동 위험 부담을 은행이 아닌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차주들이 타격을 받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KB국민은행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는 변동형(신규 코픽스 6개월 주기)이 연 3.03∼4.65%, 혼합형(5년 고정금리)이 연 3.22∼4.72% 수준으로, 금리 차는 0.1∼0.2%포인트 정도였다. 당시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한 가계의 이자 부담은 6개월이 지난 3월 말 현재 고정금리 가계의 이자 부담을 넘어섰다. 변동금리와 연동되는 신규 코픽스가 작년 9월 1.02%에서 올해 3월 1.70%로 0.68%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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