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칼럼] 대한민국 대선과 외국의 부러운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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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한중수교3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 사무총장·단국대 교수
입력 2022-03-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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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한중수교3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 사무총장·단국대 교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 민의가 수렴되는 대의정치를 실천하는 민주주의 국가를 일컫는다.  또한, 헌법을 기초로 국가 정체성을 유지하며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한 국가를 이룬다는 의미이다. 대학에서 선거, 정당정치, 의회제도와 관련된 정치과정론을 강의하다 보면 현실 정치를 이론을 근거로 모두 다 설명하기 어려운 점도 많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선거가 모든 유권자의 바람을 대의정치에서 우리가 권리를 위임한 지도자에게 잘 전달되고 그 목적대로 실천되는지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한 정당정치의 거대 양당의 대립에서 1당이 국민의 의지를 50% 정도 받아 90~100% 국민의 뜻을 모두 정치에 반영하는 것은 힘든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처럼 여당과 야당이 극렬히 대립하고 민심이 갈라져 서로 대립하는 상황에서는 더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가 발전하고 자본주의 경제가 빈부의 격차를 많이 벌려놓았다고 하지만, 서로 경쟁 상대에 과도한 비판을 통해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는 과정은 거의 총성 없는 전쟁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대외적으로 동아시아와 세계의 여러 국가에 대한민국이 민주주의가 실천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일이다.  북한을 보면 그곳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지는 외국에서 더 잘 알 것으로 보인다. 주변 일본의 선거 및 중국과 러시아의 지도자 선출제도 및 동남아의 많은 국가를 보더라도 한국의 선거는 민주주의의 요람인 영국이나 시민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이룬 프랑스 그리고 민주주의의 상징인 미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비록, 민주주의가 만능은 아니지만, 우리처럼 국민의 의견이 선거로 국정에 충분히 반영되는 국가체제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삼권이 분리된 한국에 있어 입법, 사법, 행정이 서로 분리되어 그 역할을 제대로 하며 국민이 우선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는지의 문제와 정당의 영향력이 입법과 행정 심지어 사법에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행정부의 영향력이 사법이나 입법에 과도한 영향을 미쳐 국민이 위임한 민주 정치가 제대로 실천되게 하지 못하는지의 문제는 장담하기 어렵다.

내가 다녀본 동아시아 지역의 선거를 보면 선거에서 편을 나눠 서로 대립하고 선거 후에도 서로 대립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제대로 민주주의 사상과 이론 그리고 정치과정을 배우라고 가르치는데, 그들이 보고 경험한 선거가 진영 간 싸움이라든가 국민이 서로 갈리는 모습으로 나타나면 학생들에게 옳은 민주주의 정치과정을 설명하기 어렵다.

정치사상에 정치의 목적이 ‘정치선(善)’을 이루어 국민이 우선이 되고 모두 잘 살 수 있는 사회와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는데, 왜 이기는 쪽에 서서 반대편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정신적 물질적 승리를 만끽하는 ‘내로남불’이 민주주의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세상이 아직 물질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빈곤하기 때문은 아닌가 한다.

선거기간 나와 다른 의견을 갖는 사람들이나 나와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가능한 적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혹은 같은 지지자를 지지하는 사람들만 만난다면 이것은 결국 더 심하게 편을 나누는 정치가 되어 전체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 본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국민을 서로 더 심각하게 나눠 놓았다면, 민주주의의 통치는 많은 국민에게 정치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통합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의와 공정 상식의 있는 나라에 포용과 존중의 민주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주변에는 우리가 당면한 경제와 안보 문제는 무시하고 자국 국제관계의 안보 이익을 우선시 하며 한국 선거의 결과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국가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선거에 그들의 바람이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한민국의 선거가  외세의 영향을 받아 민주 정치가 되기 어렵다. 우리의 선거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민주 행사다. 이러한 측면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한국 행정부를 대해야 하는 국가들은 국민이 선거에서 드러낸 그들의 요구를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경제와 법 앞에 평등, 대북한 문제에 대한 안보 그리고 평등한 대외관계 및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미래비전과 노년층의 충분한 복지 등의 문제도 생각하며, 국가와 정부 그리고 국민을 함께 보는 눈으로 한국과 교류해야 할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한다. 이번 한국의 대선에 나타난 민심은 새 정부의 대외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이것은 대선후보가 공약으로 내놓은 대외정책에 대한 국민의 외교 지침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한국의 민주주의이고 한국인들이 선거로 드러낸 대외인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새 정부는 많은 국민이 표출하는 국내 관심 분야뿐 아니라, 이들의 대외인식에 대한 종합적 분석도 필요할 것이다. 선거가 끝났다고 지지층만의 의견만 듣는 지도자가 아닌 전체 국민과 국가 지도자 입장에서 민심을 더 자세히 조사해 통합의 강한 지도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대외 문제에서도 민심이 대외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 단지 일부 책사의 의견이 국민 대부분 의견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이 민심이 반영된 대외정책이자 민주주의 외교의 힘이 될 것이다.

선거기간 외신에 글을 기고하느라 바빴다.  특히 선거가 막바지에 올수록 한국 정부에 대해 알려고 인터뷰나 원고 요청이 늘었다. 한국의 대의민주주의에서 나오는 선거의 결과를 잘 예측하지 못하는 주변 국가들이 급해진 것이다. 또한,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민의로 지도자가 정해지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부러워하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의 선거와 민주주의는 우리에겐 또 하나의 자부심이자 새로운 ‘정치 한류’이다. 



필자 주요 이력

△단국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홍콩 주해대학 중국문사연구소 석사 △북경대학 국제관계학원 박사 △ 아주일보 논설위원 △홍콩 《아주주간》 특약기자 △홍콩 ‘봉황TV’ 평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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