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쇼트트랙 김아랑, '국대의 자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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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03-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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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나가기 어려운 올림픽을 세 번이나 출전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아랑 선수.
그에게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여느 때보다 떨리고 긴장이 되는 올림픽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계주 은메달의 값진 결과를 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많은 종목에서 ‘국가대표의 자격’에 대한 말들이 많았던 올림픽이었는데, 세 번의 올림픽을 경험한 김아랑 선수와 세 번의 올림픽을 통해 깨달은 ‘국대의 자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아랑 선수 인스타그램/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아랑 선수]

 
Q.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개막식 기수로도 나섰어요. 이번 올림픽 어땠나요?

A.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어떻게 하면 견딜 수 있는지 다시한번 깨닫게 된 올림픽이었습니다. 우여곡절들로 인해서 많은 분들의 걱정과 우려가 많았던 올림픽이었지만 마지막에는 다같이 웃을 수 있었고 그걸 경기로 보여줄 수 있어서 더 뿌듯해요.
 
Q. 이번 올림픽에서도 가장 크게 배운 건 뭔가요?
A. 어려운 상황일수록 나에게 잠재되어 있던 힘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혼자서는 해내지 못하는 것들을 팀원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것도 많았습니다.
 
Q. 이번 올림픽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있나요?
A. 처음 간 개막식에서 기수를 맡게 된 게 기억에 남아요.
 
Q. 가장 떨리게 했던 경기는 뭔가요?
A. 거의 모든 경기가 떨렸어요(웃음).
 
Q. 떨릴 때 무엇을 하면서 긴장을 푸나요?
A. 이번 올림픽 때는 명상을 자주 했습니다.
 
Q. 경기를 뛰기 전 가장 많이 하는 말이나 루틴이 있나요?
A. ‘후회만 남지 않도록 하자’는 말을 많이 합니다. 신발이나 헬멧을 조이는 루틴을 가지고 있어요.
 
Q. 이번 올림픽 팀원을 굉장히 잘 만났다는 소감을 말한 적이 있는데요. 김아랑 선수에게 동료란 어떤 존재인가요?
A. 믿음이죠. 제가 부족한 부분을 팀원들이 채워주고 팀원들이 부족한 부분을 제가 채움으로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만 가능한 종목이 쇼트트랙이라서, 동료는 믿음 자체라고 봐요.
 

[사진= 김아랑 선수 인스타그램]


Q. 맏언니로서 후배 선수들과 올림픽 출전을 하면서 가장 알려주고 싶었던 부분들이 있나요?
A. 경기 중 돌발상황이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안 좋은 상황들을 미리 이야기해 줬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미 들었던 내용이면 상황 대처가 확실히 빠르게 되니까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Q. 이번 올림픽에서 특히 국대의 자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국대의 자격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아무래도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이다 보니까, 제가 생각하는 자격은 귀감이 되는 선수예요.
 
Q. 이 자리에 있기까지 내가 포기한 건 뭔가요?
A. 가족과의 시간이 부족했고,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많이 못 만났습니다. 남들이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을 저는 포기를 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런 것들을 포기하면서 얻은 것들, 이 자리가 결코 당연한 것들이 아니라서 포기했다고는 하지만 운이 진짜 좋은 것 같아요(하하).
 
Q. 다음 올림픽 출전 계획도 있나요?
A. 선수로서 기대해주시는 게 감사하기도 한데 4년 뒤 계획이라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김아랑 선수에게 올림픽은 어떤 존재인가요?
A. 나 자신을 성장시켜주는 존재입니다.
 
Q.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해서 많은 대회들이 있는데 올림픽은 어떻게 다른가요?
A. 4년마다 돌아오는 대회라서 운과 타이밍, 몸이 따라줘야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올림픽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엄청 힘들거든요. 4년이라는 시간도 그렇고 올림픽을 준비할 때마다 힘든 시간들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현재에 안주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아서 저를 성장시켜주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Q. 김아랑 선수에게 쇼트트랙이 주는 의미가 궁금해요. 처음 쇼트트랙을 시작했을 때 가졌던 목표를 얼마나 이뤘나요?

A.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은 게 제 목표였어요. 이번 올림픽은 특히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상황에서 이뤄낸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많은 분들한테 희망의 메시지를 줬기 때문에 목표를 어느 정도는 이뤘다고 생각해요.
 

[사진= 김아랑 선수 인스타그램]

 
Q. 쇼트트랙 선수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태극마크를 달고 시합에 나가게 되는 자체가 보람이 느껴져요.
 
Q. 이름 앞에 붙었으면 하는 타이틀이 있나요?
A. 지금도 많은 분들이 여러 수식어로 불러주시고 붙여주시는데 모든 말이 다 기분이 좋아요.
 
Q. 은퇴를 하게 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들이 있나요?
A. 제가 배우고 모르는 걸 알게 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는 운동 말고 다른 공부를 하고 싶어요. 제가 예전부터 스포츠 행정 쪽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 쪽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은퇴를 한다는 가정이니까, 바뀔 수도 있습니다.
 
Q. 계주 은메달을 따고 받은 빙둔둔 인형을 박지윤 선수에게 준 걸로 알고 있어요. 어쩌다가 인형을 주게 됐나요?
A. 올림픽 무대에서 함께 경기는 못 뛰었지만 여기까지 함께 힘든 시간을 견뎌 온 것에 대한 조금은 특별한 보답을 해주고 싶어서 인형을 줬어요(웃음).
 

[사진= 김아랑 선수 인스타그램]


 
Q. 소속사가 운영하는 기마랑TV가 아닌 '꽉잡아 윤기' 같은 김아랑 선수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나요? 채널명은 뭘로 하고 싶나요?
A. 한다면 너무 좋겠지만 제가 하게 되면 제대로 오래 갈 수 있는 계획을 제대로 만들어서 시작을 해보고 싶어요.
 
Q. 선수로서의 김아랑, 사람으로서의 김아랑은 어떤 사람인가요?
A.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성적보다 인성을 더 중요하게 강조하셨거든요. 그래서 사람 됨됨이가 되고 인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좋은 사람, 좋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인간적인 김아랑.
 
Q.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나요?
A. 인간적인 사람, 인간적인 선수(하하하).
 
Q. 마지막으로 자신의 목표를 위해 꾸준히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목표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나 시간 속에서 놓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소중한 추억이나 기억들을 놓칠 수도 있죠. 그러나 목표나 목적지는 멈추지만 않으면 언젠간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만 바라보지 말고, 매 순간 일상의 소중한 기쁨을 마음껏 누리면서 산다면 너무 좋은 인생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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