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인사] 전영묵 유임-최영무 교체...노조 갈등이 희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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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12-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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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무, 이재용 부회장 무노조 경영 포기…조직 문화 강조와 대비된 행보

12월 10일 삼성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된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왼쪽)과 퇴임이 확정된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사진=각사]

 
삼성그룹의 핵심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수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3분기 실적악화를 보인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유임된 반면, 최근 호실적을 기록하며 삼성화재를 4년간 이끌어온 최영무 사장은 교체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수장의 희비를 가른 것이 노조 등 조직관리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영무 사장의 경우 그룹이 '무노조 경영'을 포기한 후에도 친 사측 노조를 출범시켜 기존 노조와의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1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홍원학 자동차보험본부 부사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단독 추천했다.

임추위의 결정에 따라 삼성화재를 4년간 이끌어온 최영무 사장은 퇴임이 결정됐다. 최 사장은 지난 2018년 사장에 선임된 이후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4년 3월까지 2년여 임기가 남았지만, 그룹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삼성화재에서 물러난 최 사장은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사회공헌사업 총괄 사장으로 이동한다. 사장급으로 수평이동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 사장이 사실상 경영 1선급에서 물러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 사장과 대조적으로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과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는 유임됐다. 특히, 김대환 대표의 경우 기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이 결정됐다.

그룹이 올해 실적 고공행진을 기록하던 삼성화재 수장을 교체한 데에는 최 사장이 노조 문제 등 내부 조직 장악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삼성화재는 그룹이 무노조 경영 방침을 확정한 뒤에도 노조와의 관계 개선에 실패했다. 삼성화재노조가 지난해 2월 출범했지만, 삼성화재 측은 올해 3월 출범한 '삼성화재 평사원협의회(평협)'에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부여했다. 평협은 삼성그룹이 무노조 경영을 지속해 오던 기간에 임금 협상 등을 진행해오던 단체다. 삼성화재 노조는 평협이 내 진성노조 설립을 저지하고 회사로부터 사측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어용노조로 비판했다.

결국 지난 9월 법원은 삼성화재 노조 측이 제기한 '평협노조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평협노조가 사측과 단체교섭을 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셈이다.

임단협 지위를 놓고 노사간 상황이 복잡해지자 지난 11월 최 사장이 직접 나서 오상훈 삼성화재노조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했지만 이마저 합의에 실패했다. 협상 실패 이후 삼성화재는 임단협 협상에 삼성화재노조 참여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대조적으로 삼성생명은 노조와의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도 삼성생명 노조와 삼성생명 직원노조 등 두 개의 노조가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 노조가 삼성생명 직원노조보다 설립시기가 59년이나 앞서고 5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3200명 정도가 가입해 대표성을 지니면서 두 노조 사이에 갈등이 없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무노조 경영 포기를 선언한 이후 삼성전자가 창립 52년 만에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그룹 내에서 노사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화재는 이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며 "단기적 실적 개선보다 조직 문화 개선을 중요시하는 그룹내 분위기가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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