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B.1.1.529·오미크론)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효능을 놓고 주요 백신 개발사인 화이자와 모더나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오미크론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습. 남아공 보건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신속하게 국제사회에 보고했다. [사진= EPA·연합뉴스]

 
◇모더나 "오미크론으로 백신 효능 현저히 감소"
29일(현지시간)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를 통해 오미크론으로 인한 백신 효능의 "중대한 감소가 있을 것"이라면서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 효과는) 델타 변이(B.1.617.2) 당시와는 같은 수준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방셀 CEO는 "향후 2주 안에 오미크론의 위중증 위험도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오미크론에 맞춰 조정한 백신을 양산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수 있으며, 이 사이에는 고령층이나 면역 취약 계층에 추가 접종(부스터샷) 용량을 늘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특히 32개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를 가진 오미크론의 특질이 자사의 백신 효능이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미크론에서 발견된 돌연변이는 총 50개인데 이 중 32개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집중해있다. 

화이자·모더나 등의 mRNA(전령리보핵산) 기술 방식과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등의  DNA(유전자) 기술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전체가 아닌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 물질만을 인체에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 표면에 난 돌기와 같은 모양으로,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세포의 ACE2 수용체와 처음으로 접촉하는 부위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돌연변이로 원형 바이러스와 크게 변했기 때문에 이들 백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날 방셀 CEO 역시 이 지점을 지적하며 "데이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효능 감소 폭이) 어느 정도일진 알 순 없지만, 지금까지 대화했던 모든 과학자들이 모두 '이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미크론과 같이 돌연변이가 많은 변이주가 향후 1~2년 안에 또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이날 방셀 CEO의 인터뷰는 앞서 미국 행정부와 다른 제약사들이 내놓은 입장과는 일부 차이를 보인다. 대체로 오미크론으로 인한 백신 효과 감소를 일부 우려하곤 있으나, 모더나와 같이 뚜렷하게 '백신 효과 감소가 확실하다'고 표명한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미크론은 "패닉(공황)의 요인이 아니라 우려의 요인일 뿐"이라면서 "현재 출시된 백신이 (오미크론 감염자의) 위중증 증상에 대한 보호 효과를 어느 정도는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뉴스]

 
◇화이자·바이오엔테크는 "안심해라"...백신 '2차 방어막' 건재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역임했던 스콧 고틀립 화이자 이사 역시 지난 27일 CNBC에 출연해 "(현재의 백신으로도) 사람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상당한 보호를 보장받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30일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코머너티)를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루 사힌 공동창업자 겸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오미크론이 더 많은 돌파감염(백신 접종 후 감염)을 일으킬 순 있지만, 백신 접종 완료자를 위중증으로부터 보호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most likely)"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당황하지 마라. 계획은 그대로 유지된다. 3차 부스터 샷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19 백신 무력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킨 것이다. 

사힌 CEO는 코로나19 백신이 두 가지의 방어막을 제공한다면서 오미크론이 유행할 경우 바이러스 감염을 보호하는 1차 방어막의 효능은 일부 떨어질 수 있으나, 위중증·사망을 방지하는 2차 방어막의 효능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백신의 두 번째 방어막인 T세포 면역(세포 면역) 반응을 피해 간 코로나19 변이는 없었으며, 그런 점에서 오미크론 역시 백신을 무력화(면역 회피)할 가능성은 작다"고 부연했다. 

사힌 CEO는 "(백신이 오미크론에도 효능이 있다는) 우리(바이오엔테크)의 믿음은 과학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바이러스가 1차 방어막(항체 면역)을 뚫더라도 2차 방어막은 완전히 회피할 수 없기에, 백신 접종자를 위중증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우구루 사힌 바이오엔테크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미크론 '백신 무력화' 우려 과도...오히려 효과 좋을 수도
전날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 역시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오미크론의 코로나19 백신 무력화 가능성을 설명한 바 있다. 그의 결론은 사힌 CEO가 WSJ에서 설명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설 교수는 사힌 CEO가 '2차 방어막'이라고 설명한 '세포 면역(T세포 면역)'을 강조하며 결과론적으로 오미크론 유행 시 백신의 최종 효능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추정했다. 

앞서 사힌 CEO가 설명했던 것처럼 백신은 '항체 면역(B세포 면역)'과 '세포 면역(T세포 면역)'을 모두 촉발한다. 이는 각각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와 위중증·사망 방지에 작용한다. 

항체 면역은 중화항체를 생성해 바이러스의 세포 내 침입을 선제적으로 방지하는 과정이고, 세포 면역은 이미 인체의 세포 안에 침입한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mRNA·D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일부(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정보만 항체 면역을 촉발하도록 사용했기에, 오미크론에서 바이러스 확산과 인체 내 증식(감염)을 방지하는 보호 효과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설 교수는 오미크론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의 세포면역 효과는 델타 변이보다 상대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의 병원성(위중증·사망 위험도)이 델타 변이보다 약하다는 정황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보고되고 있고 논리적으로도 이를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오히려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력 저하 환자 등 취약 계층의 위중증·사망 위험성은 오히려 델타 변이가 유행하는 현재보다 더 낮아지는 셈이다. 

따라서 설 교수는 "델타 변이가 지배하고 있는 지금의 세상과 오미크론이 지배하는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과도한 공포감 조성을 지양하자고 제언했다. 그는 "모든 부분에서 (오미크론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에 '모른다'는 것이 정답"이라면서 오미크론의 백신 무력화 가능성과 대유행 가능성 등 각종 우려에 대해  한쪽 방향으로 추정을 몰아가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 [사진=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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