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테크' 미끼로 사이버 도박판에 끌어들인 운영자들 검거
  • 올해 상반기 투자 관련 스팸, 전년 하반기보다 37% 증가
  • "투자정보 빙자한 불법 도박 사이트 가입 유도 조심해야"
경찰이 불법 사이버도박 혐의로 3000명 이상을 검거했다. 불법 도박 운영자들은 최근 재태크 열풍에 힘입어 관련 스팸 문자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 도박 사이트 회원을 유치한 것으로 드러나 주의가 요구된다.
 
'재테크' 미끼로 불법 도박 사이트에 끌어들여

[사진=한국인터넷진흥원]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은 불법 사이버도박을 근절하기 위해 올해 3월 1일부터 지난 10월 31일까지 3877건을 단속하고 3104명을 검거했다.

이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재테크를 가장한 불법 도박 홍보 방식이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재테크 관련 내용이 담긴 스팸 문자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냈다. 스팸 문자는 “익일 공시발표. 장초에 상승 확인”, “요즘 유행인 재테크입니다” 등 주식과 암호화폐 관련 투자를 추천하는 내용과 함께 불법 도박 사이트 링크를 보내는 식이다.

한 스팸은 아예 “실시간 온라인 재테크다. 온라인 거래소 내에 실시간 온라인 종목을 ‘알고리즘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70~80%에 달하는 유출 정답지로 정보방을 통해 수익을 안겨드린다”며 대놓고 불법 도박 사이트 가입을 유도했다.

이러한 재테크 관련 스팸 문자는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불법 스팸 대응센터에 접수된 주식 투자 관련 스팸 신고 건수는 104만1778건으로 전년 하반기(76만279건)보다 약 37% 증가했다.

진흥원은 “공신력 있는 금융회사 등을 사칭하거나 재테크 관련 정보로 가장해 불법도박 등 불법 사이트로 연결하는 변칙 기법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팸 필터링을 피해 해외 발신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검거된 인원 중 연령별로는 20대가 33.6%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가 32.8%를 차지했다. 2030세대는 최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집단이다. 이들 비율이 높은 이유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악용함과 동시에 도박 행위자들의 반응도 민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030세대 남녀 7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33%가 ‘주식’을 꼽았다. 실제로 암호화폐에 투자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0.5%에 달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도 여전히 부동산을 가장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 폭등으로 부동산 투자에 진입하지 못하자 차선책으로 암호화폐 등 다른 수단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테크 가장한 도박도 등장..."호기심에도 하지 말아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전국적으로 유입된 회원들을 위해 실제 재테크 과정을 흉내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강원경찰청은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가상 선물거래 HTS 프로그램 3개를 개발해 회원을 모집하고 가상 선물옵션 등락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1000억원대 도박 공간을 개설‧운영한 운영자와 회원모집책 등 피의자 46명을 검거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외환 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법인 FX마진거래를 빙자해 외환의 환율 등락에 베팅하거나, 암호화폐 거래를 빙자해 시세 등락에 베팅하는 도박사이트 3개(도금 180억원)를 개설해 부당이익 25억원을 취득한 피의자 17명을 검거했다.

일부는 암호화폐를 운영 자금 세탁에 사용하기도 했다. 청주청원경찰서는 2019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2200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운영조직 총책 등 10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47억원에 달하는 수익금을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해 자금 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 및 재테크 열풍에 편승한 주식‧암호화폐 등 재테크 가장형 도박 사이트가 적발됐다. 암호화폐로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등 수법이 진화되는 양상도 보였다”고 전했다.

재태크 관련 스팸 문자가 스포츠, 경마 등 다른 불법 도박 사이트로 연결되기도 했다. 사이버도박 검거 유형 중에는 불법 스포츠 도박 비중이 62.4%로 가장 높았다. 이어 파워볼‧사다리게임 등 온라인 게임(28.9%), 카지노(4.4%), 경마‧경륜‧경정(4.3%)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경찰은 재범의지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범죄 수익 856억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압수 조치했다. 국세청에는 205건을 통보해 탈루소득 징수를 지원했다. 피의자 중에는 무직자가 26%로 가장 많았고 회사원(19%), 자영업자(13%) 순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 투자정보’나 ‘코로나19 관련 정보’ 등을 빙자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불법 도박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수법에 유의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불법 사이버도박은 운영자뿐만 아니라 통장을 빌려주거나, 수익금을 인출한 협조자, 호기심으로 도박을 한 행위자까지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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