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흥행 뒤] '청불' 등급에도…선정성·폭력성에 노출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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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1-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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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인기와 더불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작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넷플릭스 순위가 집계되는 83개국 모두에서 인기 TV 프로그램 1위에 한 번씩 이름을 올렸고 '오늘의 세계 상위 TV 프로그램' 부문에서는 오랜 기간 1위를 지켰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관련 '밈(Meme·인터넷에서 놀이처럼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이 쏟아졌고 출연진들은 글로벌 팬덤이 형성됐다.

공개 후 한 달여간 시간이 지났지만 '오징어게임' 인기는 여전하다. 넷플릭스는 지난 19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발표에서 유료 신규 가입자 수가 438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체 예상치인 350만명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384만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신규 가입자 수보다 두 배 많은 실적을 올렸다.

넷플릭스의 3분기 실적발표 후, 외신들도 일제히 이번 성과가 '오징어게임'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오징어게임'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예상보다 많은 신규 고객을 끌어들였다"고 보도했고, 영국 BBC는 "비영어권 드라마의 인기에 넷플릭스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의 가치를 8억9110만 달러(약 1조494억원)로 추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징어게임'의 엄청난 흥행 뒤,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발견됐다. 선정성·폭력성이 짙어 청소년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오징어게임'이 너무도 쉽게 청소년들에게 노출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됐다. 세계적 인기를 얻은 '오징어게임'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 등에서 논평·패러디·클립 등 2차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고 별다른 제재 없이 게재되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사진=넷플릭스 제공]


초등학생 자녀를 둔 A씨는 "아이가 '오징어게임'이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했다. 청소년관람 불가 등급인데 어떻게 (영상을) 보았는지 모르겠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많아서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도 무분별한 '오징어게임' 노출에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딱지치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걸 보았다. 벌칙으로 '따귀 때리기' '총으로 쏘는 시늉'을 하더라.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호주 시드니의 한 학교는 "매우 폭력적인 묘사와 욕설이 포함되어 있다"며 아이들이 '오징어게임'을 시청하지 못하도록 학부모들에게 넷플릭스 계정 설정을 변경하도록 요청했다. 이어 "오징어게임이 아이들의 놀이를 위험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존 브램스턴 초등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오징어게임'에 나온 놀이를 하며 총 쏘는 시늉을 했다며 학부모에게 '오징어게임' 시청 관련 경고문을 보냈다.

벨기에의 한 학교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놀이인 '1, 2, 3, 태양'을 학생들이 패자를 때리는 놀이로 변형했다면서 "이 놀이를 계속하면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의 한 학교도 "10세 이하 어린이의 '라운드 6'(브라질에서는 '오징어게임' 제목을 '라운드 6'으로 변경해 송출) 시청을 하지 못하게 해달라"라며 학부모에게 통지문을 보냈다.

'오징어게임' 광풍과 사회관계망서비스의 빠른 발전 속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자녀를 둔 시청자들은 "미디어 접근이 용이해진 만큼 단계적 규제나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시청과 모방으로 곤욕을 겪고 있는 건 국내뿐만이 아니다. 해외 각국에서도 아이들이 '오징어게임'을 시청하거나 따라 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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