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날로 성큼… 연준 월러 "인플레 연말까지 지속 땐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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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10-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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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이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잡히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어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연설에서 올해 연말까지 물가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물가상승의 원인인 물류대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나온 이번 발언은 조기 금리인상의 신호로 읽힐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러 이사는 연설을 통해 향후 지난 몇 달간 나온 인플레이션 수치가 연말까지 지속한다면, 내년에는 테이퍼링보다 공격적인 대응책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매입규모만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과감한 긴축책을 들고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지난달 말 유럽중앙은행(ECB) 개최 포럼에서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파월 의장은 "공급망 병목 현상은 내년까지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의 조기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당시 파월 의장은 "기대인플레이션 오름세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면서, 물가상승 추세가 고착되는 신호가 잡히면 정책 변경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미국의 양대 물가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4개월 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1.3%에 불과하던 미국의 CPI 수치는 지난 7월 5.4%로 급등한 후 9월까지 4개월 동안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PCE 가격지수 역시 마찬가지다. 연초 전년 대비 1.3% 상승 수준에 머물렀던 미국의 PCE는 지난 8월에는 전년 대비 4.3% 상승해 1991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두 지표의 세부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의 '인플레이션 강보합세'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분기 CPI 상승을 주도했던 중고차 가격이 급등을 멈추자 가솔린과 연료유 등 에너지 가격이 바통을 넘겨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당시 중고차 가격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신차 인도가 늦어진 영향에 크게 올랐다. 유가를 비롯한 연료비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증가하며 다른 영역의 물가도 같이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전체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평균 5.4% 상승을 기록했지만, 에너지는 전년 대비 24.8%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월러 이사는 "노동시장의 개선 속도는 점진적이며, 인플레이션은 완만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진정세를 점친다는 것이다. 때문에 월러 이사는 실제로 금리가 인상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는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테이퍼링이 내년 중반까지 완료되는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세웠지만, 향후 경제의 불투명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월러 이사는 지적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경제 상황이 (통화정책의) 속도를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보지만, 상승 위험에 대한 우려는 내려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경제 회복에는 자신감을 보였다. 윌러 이사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제회복 시기가 내년 상반기로 다소 미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서는 고용시장 강세가 나타나리라 전망하면서, 물가가 상승하면서 회복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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