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약 6개월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6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증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50%(2500원) 하락한 6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2월 3일(6만9700원)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한 날은 지난 7일 하루뿐이었다. 지난달 30일 7만4100원으로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만 6.88% 떨어졌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3068.82에서 2916.38로 4.97% 하락한 것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IT 공급망 차질 이슈로 7만원대에서 좀처럼 상승하지 못했던 삼성전자는 중국 전력 제한 이슈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 미국 부채 한도, 중국 헝다그룹 디폴트 우려, 전력난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 리스크 요인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9만6000원으로 낮춘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전력 제한 이슈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의 전력 제한 조치로 중국 내 일부 IT 팹(공장)들이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국 전력 제한에 의한 중국 IT 공장 중단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겹악재로 인한 증시 불안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적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 전환을 위해서는 위축된 투자심리의 반전을 일으킬 이벤트 발생이나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며 "당장은 3분기 실적시즌 결과가 중요한데 3분기 실적은 시장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어닝 쇼크'를 기록한다면 국내 증시에는 힘든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여러 리스크 요인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세 진정과 중국 정부의 유동성 위기 완화 방안이 금융시장 안정화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경절 연휴 이후 중국 정부가 유동성 위기 진화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지가 중국을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 여부를 판가름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 및 에너지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미국 신용 리스크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중국 리스크가 안정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회복할 여지가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 및 에너지 가격 급등세 진정과 관련해서도 이달 말 유럽연합(EU)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예정돼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 공조가 나올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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