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정책 검증] '尹 고발 사주'·'李 대장동 특혜'...의혹으로 물든 대선 국면

박경은 기자입력 : 2021-09-25 08:00
이낙연 "대장동 의혹, 검찰 손 놓고 있을 일 아냐" 김기현 "이재명, '김빠진 사이다' 될 것...사과해야" 민주당, '尹 고발 사주' 역공..."진실의 문 열릴 것"
차기 대선이 반년도 채 남지 않은 24일 정치권에는 대선 주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난무한 상황이다.

여야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각 후보가 지역별, 분야별 공약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정치권의 이목이 두 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쏠려 있어 제대로 된 정책 검증이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정부의 국정 능력을 미리 시험대에 올려볼 '골든타임'을 허송세월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공약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국힘, 이재명 '대장동 특혜' 의혹 폭격

여당 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도 정책 검증보다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다.

이 전 대표는 우선 이날 광주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장동 의혹 관련, "검찰이 이렇게 손 놓고 있을 일은 아니다"라고 피력했다.

그는 "경찰이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 5개월간 미적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경찰 수사가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이 지사도 수사를 자청했고, 특검(특별검사)과 국정조사가 적절하지 않다면 남은 건 검찰과 경찰의 수사뿐"이라며 "그거라도 빨리 해서 빨리 터는 것이 민주당을 위한 길이자 민주당의 짐을 더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문제 제기가 야당 논리 편승이라는 이 지사 측 지적에 대해서는 "제가 말한 것 중 국민의힘(주장)과 일치되는 건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 본인이 '수사를 빨리 해달라', '수사에 100% 동의한다'고 했다"며 "어디가 국민의힘과 같으냐. 오히려 이 지사 본인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자꾸 남의 탓으로 돌리는 건 옳지 않다. 그 일이 저 때문에 생겼느냐"며 "그건 아니다. 이미 오래전에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이 전 대표는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진행한 부산 정책공약 발표회에서도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며 "공공이 소유한 토지를 활용해 민간업체가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발의한 '토지독점규제법 3법'을 통해 불공정한 부동산 이익을 차단하겠다"면서 "부동산으로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우리 경제가 '세습 자본주의'로 굳어지지 않도록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뿐 아니라 국민의힘도 이날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공세를 이어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재명 후보는 자신에게 중대한 법적 책임, 행정적 책임, 정치적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역대급 일확천금 사건에 대해 이제는 국민들 앞에 솔직히 사과하고 부당한 이득의 환수대책을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이 지사가 주장하듯 대장동 게이트가 국민의힘 게이트라면 민주당과 이 지사가 더 적극적으로 특검과 국정조사를 하자고 해야 이치에 맞지 않느냐"며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더 이상 숨기고 버티면 제2의 조국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온 각종 의혹은 이번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가 종합비리세트의 완결판임을 증명하고 있다"며 "진실을 감추고 초점을 흐려서 물타기에 급급해온 이 지사는 즉각 사과할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할 줄 모르면 그것은 아무 맛도 없어서 물보다 못한 김빠진 사이다가 될 것"이라며 "만약 사과하지 않을 경우 이에 따른 책임을 이 후보에게 물을 수밖에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피력했다.

이에 이 지사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 지사는 우선 '2015년 성남시의회, 새누리당서도 "대장동, 수익성 담보 못해 민간 투자 있겠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 "조선일보에게는 저를 음해하는 정적들의 헛된 일방적 주장과 제게 불리한 카더라 통신만이 취재원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귀 뀐 자가 화낸다더니, 투기세력과 유착해 부정부패 저지른 국힘이 부정부패 막은 저를 부정부패로 몰아 공격하다니 국힘의 적반하장 후안무치가 상상 초월"이라며 "이래서 국민들께서 국힘을 청산돼야 할 적폐세력이자 '국민의 짐'이라고 조롱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또 김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자녀들 보기 부끄럽지 않으냐"며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고발 사주 의혹' 꺼내며 野 역공

야권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윤 전 총장 역시 고발 사주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이 지사의 대장동 특혜 의혹이 불거지며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자 여권에서는 이를 재차 부각하며 역공을 가하는 모습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검·당 유착, 국기문란 고발 사주 사건으로 지난 총선에 개입해 표를 도둑질하려던 윤석열 검찰과 국민의힘이 물타기를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꺼내 들었다"며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고발 사주 건과 관련해 당무감사를 하겠다고 한 지 3주가 지났다. 국민의힘은 아직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도대체 남의 얼굴에 침 뱉는다고 자기 얼굴의 허물이 다 사라지느냐"고 꼬집었다.

더불어 "최소한의 염치를 지키려면 스스로 벗겠다고 했던 허물, 이것부터 벗는 게 도리일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같은 당의 김용민 최고위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당무감사를 호언장담했던 이준석 대표는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미국에 가 있다"면서 "고발 사주의 명백한 증거들이 이어지고 있다. 진실의 문이 곧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 리스크가 큰 부담이 됐는지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업에 마구잡이식 의혹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프레임을 전환했다"며 "보수언론은 전화 한 통이면 확인 가능한 사실을 허위보도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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