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文, 유엔연설 이어 英·슬로베니아 양자회담…英백신 공급 ‘깜짝 소식’도

뉴욕(미국)=김봉철 기자입력 : 2021-09-21 13:21
공식일정 첫날부터 강행군…BTS와 ‘유엔 동반 출격’ 기후대응·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각종 현안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제76차 유엔(UN)총회 개회식 연설에 이어 영국, 슬로베니아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하는 등 첫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제2차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SDG Moment) 개회식 연설에서 “인류가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것이야말로 위기 극복의 첫걸음”이라며 “한국 국민들은 모두가 안전하지 않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국제 협력의 여정에 언제나 굳건한 동반자로 함께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한 BTS의 국제적 영향력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했다.
 
100일 만에 다시 만난 존슨 영국 총리…기후위기 대응 협력 공감대

먼저 문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두 정상의 양자회담은 지난 6월 영국 콘월에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한-영 정상회담 이후 100일 만이다. 영국은 올해 G7 의장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문 대통령은 “영국은 2008년 세계 최초로 ‘기후변화법’을 통과시키며 기후 문제 해결을 이끌고 있다”면서 “영국의 잠재력을 살려 기후변화 대응과 성장을 함께 이루는 모범을 보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양자 관계 및 실질 협력 △기후변화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글로벌 현안 △한반도 및 지역정세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영국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녹색산업혁명 10대 중점 계획’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도 마련했다”면서 “11월 (영국에서) 개최될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은 인류의 공생을 위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도 그때 보다 상향된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목표를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영국의 동반자로서 항상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존슨 총리는 “탈석탄화가 생각하는 것보다 고통스럽지는 않다”면서 “영국은 2012년에 40%를 감축한 바가 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양국 간의 백신 교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영 간의 백신 교환이 진행되고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그리고 한국이 방역 관리를 잘하고, 또한 백신을 빠르게 접종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드린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국 뉴욕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존슨 총리의 발언에 대해 “오는 25일(한국시간 기준)부터 영국으로부터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100만 도즈의 순차적 도입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영국이 보유한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 총리는 또한 최근 영국, 호주, 미국이 맺은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와 관련해 “역내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지난 2016년 프랑스와 480억 달러 규모의 잠수함 건조 계약을 맺은 상태였지만, 오커스 합의에 따라 프랑스와 계약은 사실상 파기됐다. 이에 프랑스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文, 슬로베니아에 원전협력 확대 요청…연내 주한대사관 개설

문 대통령은 영국에 이어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회담은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슬로베니아 대통령으로서 처음 공식 방한해 만난 이후 두 번째다. 이번 회담은 내년 수교 30주년 계기로 슬로베니아 측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슬로베니아의 주한대사관 개설을 환영하며,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아는 주한대사관 개설을 위해 대사대리를 파견하고 지난달 4일 임시 대사관을 개설했다. 대사관 개설은 아시아에서 중국·일본·인도에 이어 네 번째다. 현재 슬로베니아는 주오스트리아 한국 대사관이 겸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중·동부 유럽 물류 거점인 슬로베니아는 교역과 투자 확대 잠재력이 충분한 나라”라며 “특히 코페르(Koper)항을 통한 운송을 통해 우리 기업의 물류 효율성이 향상되고 현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슬로베니아의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 수임을 축하하고,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한·EU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EU와 한국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공유하며,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오고 있다”면서 “한·EU FTA 발효 10주년을 계기로 미래성장 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해 한·EU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는 12월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에 슬로베니아 외교·국방장관의 참석을 기대한다”면서 “슬로베니아가 추진 중인 신규 원전 건설사업과 크르슈코 원전 1호기 설비 개선 사업에 같은 종류를 운영하고 있는 우수한 한국 기업이 참여해 양국 원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도 설명했으며, 파호르 대통령은 슬로베니아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일관되게 지지하는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다만 파호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 “평화와 화해의 방법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대로 정치가 흘러가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비전이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행운을 빌고,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특히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슬파호르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해 준 데 감사를 표하며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파호르 대통령도 슬로베니아 정부의 ‘특별공로훈장’을 전달했다.

훈장 수여식에는 슬로베니아 배우 가야 비스나르가 슬로베니아 측 훈장을 낭독했다.
 
유엔 사무총장과 6번째 면담…“文·BTS 함께한 총회 성공적”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하고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30주년의 의미와 한반도 문제 및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과 구테레쉬 사무총장은 이번이 여섯 번째 면담이다.

문 대통령은 구테레쉬 사무총장이 이번 유엔 총회 계기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SDG Moment)’에 BTS(방탄소년단)가 함께할 수 있도록 지원해 미래 세대와 소통하는 노력을 보여준 것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구테레쉬 사무총장에게 “총회 성공을 기원한다”고 하자, 그는 “이미 오전 행사(SDG 모멘트)를 성공적으로 치러서 총회가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내가 연설했으면 (BTS와 같은) 그런 파급효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문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SDG 모멘트에 BTS와 함께 해주셔서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면서 “한국과 유엔이 모범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평화와 안보, 지속가능발전, 인권, 기후변화 대응 등 모든 분야에 있어 한국이 유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연임을 축하하며 사무총장 임기 중 (제가) 한국 대통령으로 최초로 5년 연속 유엔총회에 참석한 것을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테레쉬 사무총장은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30주년을 맞는 올해가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이를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우리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남북한 동시 가입 30주년의 뜻깊은 해”라고 말했고 구테레쉬 총장은 “유엔 동시 가입 30주년이 한반도의 미래와 평화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한국이 오는 12월 유엔 평화유지장관회의를 개최해 사무총장의 핵심 추진 의제 중 하나인 평화유지활동(PKO)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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