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제2벤처붐 성공하려면 민간투자 인센티브 확대 필수”

신보훈 기자입력 : 2021-09-08 14:45
취임 6개월 지난 강 회장...혁신 벤처기업 발굴 주력 "엔젤투자 소득공제한도 5000만원으로 높여야 벤처투자 늘것" “민간 모험자본 인센티브 마련해야”...선순환 생태계 강조 ‘디지털헬스케어 정책위’ 출범...“원격의료 규제완화 힘쓰겠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산업 분야에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창업과 벤처투자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벤처기업 종사자는 72만명을 넘어섰고, 벤처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예산은 매년 조 단위로 늘어나고 있다. 초기 창업자를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우수한 창업 인력의 유입, 저금리·유동성 장세, 벤처캐피털(VC)·액셀러레이터(AC) 등 모험자본의 적극적인 투자가 어우러지면서 국내 벤처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2 벤처붐’ 물꼬는 공공이 텄지만, 건강한 벤처 생태계 선순환을 위해서는 민간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민간의 발 빠른 적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기금의 벤처투자와 해외 자본 유치 등 민간 모험자본 유입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 벤처 생태계 조성 주체를 공공에서 민간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순차적이지만, 신속하게 추진해야 할 방향성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이 과정에서 핵심축을 구성하는 단체 중 하나다. 협회는 지난해 말 ‘벤처기업확인제도’의 첫 번째 확인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벤처 업계 최대 현안이던 민간 중심의 벤처기업확인제 도입을 주도하면서 보증‧대출 유형에 편중됐던 벤처확인 유형을 혁신성, 성장성 중심의 벤처투자·연구개발 유형으로 확대 중이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포인트모바일 대표)은 올해 협회 활동의 초점을 실용성에 맞췄다. 벤처기업의 세제 혜택을 늘리는 한편, 원격의료 분야 규제 완화 등 현장에서 경영하는 창업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책 제안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어느덧 취임 6개월을 지나고 있는 강 회장에게 ‘민간 중심 벤처생태계’ 구상을 들어봤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그는 제2벤처 붐이 지속하고, 벤처 생태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규제 완화, 창업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벤처기업협회]



- 벤처기업협회장에 취임한 지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떤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했나.
“올해 초 협회가 벤처기업확인기관으로서 운영을 시작했다. 혁신성과 기술력을 갖춘 우수한 기업을 발굴해 우리 경제의 성장주역으로 키우는 목표를 세우고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주력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불고 있는 '제2 벤처붐'을 지속하려면 기업들이 끊임없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혁신 성장과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스케일업 및 글로벌 진출 지원정책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제안해왔다.

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혁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올해는 규제에 묶여 있는 원격의료 분야 규제 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달 중에는 ‘디지털헬스케어 정책위원회’를 출범해 원격의료 분야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숙원사업이던 민간 중심 벤처확인제도가 시행됐다. 그동안 운영 성과를 평가한다면.
“지난해 말 협회가 벤처기업확인기관으로 지정돼 올 2월 12일부터 민간주도 벤처확인제도를 운영 중이다. 초반 제도 개편에 따른 혼란도 있었으나, 점차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재무안정성을 평가하는 보증‧대출 유형에 편중됐던 벤처확인 유형이 혁신성, 성장성 중심의 벤처투자와 연구개발 유형으로 확산하는 개선 효과를 보였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고용 증가율은 벤처투자형(+23.5%)과 혁신성장형(+11.7%)이 가장 높았다. 이는 민간 벤처기업확인위원회를 통해 신규유형으로 확인된 혁신성장유형 벤처기업의 고용지표가 기존 유형보다 우수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지표다. 민간전문가를 통해 기술성과 사업성을 검증하는 데 있어서 나름의 객관성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대통령의 ‘세계 4대 벤처강국’ 선언...정부의 역할은

-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4대 벤처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어떻게 지켜봤나.
“(대통령의 관심에) 크게 환영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벤처보완대책에 벤처 업계가 그동안 꾸준히 제기해 왔던 건의사항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생태계 내에서 부족했던 벤처기업의 인재 유치, 해외 진출, 민간중심의 벤처투자, 투자회수수단 등 관련 지원책이 망라됐다. 정부 정책이 선순환 벤처생태계 완성을 앞당기는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


- 제2 벤처붐 과정에서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선순환 벤처생태계 완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가 모든 일을 다 할 수도 없지만, 다 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벤처 생태계의 주역은 기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작을수록 좋다. 또, 역할의 범위는 명확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의 스케일업 및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새로운 산업 환경에 맞는 제도적 틀을 선도적으로 만드는 조력자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 과거 '타다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행정과 규제 개혁에 더 큰 노력과 드라이브를 걸어 주길 바란다.”


- 벤처 생태계가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아직 국내 벤처투자 및 회수시장은 미국과 중국, 이스라엘 등에 비해 협소하고, 경직돼 있다. 국내 벤처 투자시장은 모태펀드와 공적자금 등이 주도하고 있다고 할 만큼 정부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앞으로는 민간 자본의 자생력을 키워 ‘투자-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민간 중심의 선순환 벤처투자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활발한 모험자본 유입을 위해 인센티브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이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벤처기업협회]

 
"모험 자본 인센티브·글로벌 진출 지원 필요"

-급등한 부동산 가격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부동산에 흘러간 자금을 벤처 업계로 끌어 올 방법은 없을까.
“민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 은행의 혁신금융 투자 인센티브를 부여해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벤처투자 등 혁신금융에 대한 과감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 산출기준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엔젤투자 소득공제도 늘려야 한다. 엔젤투자금은 초기 창업기업 육성에 매우 중요한 투자원이다. 소득공제를 확대하면 엔젤투자가 더욱 활성화되고, 초기 벤처기업의 민간자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엔젤투자 소득공제 시 100%까지 적용하는 소득공제 한도를 현행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5000만원이 초과되는 구간도 공제율을 상향 조정해 엔젤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 협회 차원에서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협회는 예비 창업자와 초기 창업자의 창업 및 성장을 지원해 왔으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전문 창업기획사 전환과 도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혁신적인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하고 선도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협회 임원사, 선배 벤처기업인 등이 공동으로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앞으로도 협회 임원사와 선배 벤처기업인을 중심으로 초기 창업기업 투자와 육성에 동참하는 문화를 조성해나려고 한다.”


- 협회의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는 20년 넘게 규제에 묶여 시범사업만 허용되고 있는 원격의료 규제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정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자 한다.

다른 주요 과제로는 벤처기업 스톡옵션 비과세 한도 확대, 일자리 창출 연동제 등을 통한 벤처기업 법인세 감면 현실화, 벤처기업 개인투자 소득공제 개선, 민간출자자 인센티브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 세제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고 있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현재 창업기업의 98.2%가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지 않고 있으며, 수출하는 기업은 1.4%에 불과하다. 반면, 대만이나 이스라엘 같은 작은 나라에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창업해 전 세계를 리드하는 강한 기업들이 많다.

현대와 삼성이 대한민국 경제를 눈부시게 성장시킨 것도 수출주도형 기업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우리 청년들이 내수를 넘어 글로벌 기업들을 경쟁상대로 삼아 원대한 꿈을 꾸고,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겠다는 각오와 기업가정신으로 창업에 도전하길 희망한다. 협회도 수출 주도형 벤처기업들이 많이 탄생하도록 열심히 돕겠다.”
 

  • 아주경제 공식 카카오채널 추가
  • 아주경제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페이스북 좋아요
컴패션_PC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