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신경전이 나날이 격화하고 있다.
두 후보가 당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이 지사의 무료 변론 논란이 양측 대전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이 지사는 과거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이 지사의 지난 2019년 선거법 재판 당시 수임료를 받지 않았다고 밝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에 휘말렸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향해 수임료를 명확히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이 지사는 3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자치분권 정책공약 협약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 측을 향해 "네거티브가 아니라 흑색선전 같다"고 질타했다.
이 지사는 "왜 그런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계속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나중에 계좌를 추적해보면 다 알 수 있는 이야기"라고 거듭 반박했다.
이재명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인 박주민 의원 역시 전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낙연 후보 측에서 단순히 문제 제기를 넘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이런 식으로 또 주장하면서 계속 확전을 시도하고 있다"며 "정당한 범위의 검증이 아니라 네거티브, 사실 네거티브도 넘어선 허위사실 공표에 가까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캠프의 송평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낙연 후보 캠프의 의도는 무엇이냐"며 "아름다운 경선은커녕 당과 경선을 망치기로 작정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아무 소명자료도 없이 검증을 이유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악의적 비방 내지는 악의적 가해 의사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의 수행실장을 맡은 김남국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아니면 말고'식 네거티브에 신물이 날 지경"이라며 "벌어지는 지지율 격차를 좁히려는 간절함이 네거티브로 변질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보에 공개된 재산 내역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재산이 늘었다는 허위사실로 공격한 것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이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이 지사 측을 향해 수임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KBS 라디오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지사의 설명 중 어떤 부분이 미진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미진한 정도가 아니라 무료 변론 여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지사가) 수임료가 어느 정도였는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며 "어차피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면 빨리 설명하고 정리하는 것이 본인들을 위해서도 좋은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전 대표는 또한 이 지사가 자신의 최측근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을 향해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29일 이 지사의 무료 변론 논란과 관련해 위법 가능성을 거론했고, 이에 이 지사는 같은 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경선에서 저를 공격하려고 범죄행위일 뿐 아니라 인간적 도의에 반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작심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후보가 평의원을 직접 겨냥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캠프 사무실에서 취재진들과 만나서도 "그(무료변론) 문제는 캠프 대 캠프의 문제로 보지 않아야 옳다"면서 "특히 실정법과 관련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 제기된 이상 설명하고 정리하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거듭 밝혔다.
치열한 '명낙대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다음 대통령으로 누가 좋은지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해 이날(3일) 공개한 결과 이 지사가 24%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19%)을 앞섰다.
이 지사는 지난달 6일 발표된 직전 조사 대비 1%포인트만 하락했고 윤 전 총장은 동일했다. 이 전 대표는 8%로 전달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지사의 무료 변론 논란이 향후 대선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이낙연 후보 측에서 계속 네거티브전을 벌이고 있는데, 그것으로 뒤집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일단 네거티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과거하고 좀 다르다. 과거에도 사실 '네거티브가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느냐'라는 기준에서 본다면 꼭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우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이낙연이 네거티브를 계속하고 있지만 실제로 본인 지지율 상승에 크게 도움이 안 되고 있지 않느냐"며 "다른 것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슈로 승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 비전을 갖고 승부를 해야 한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기본소득을 압도할 만한 이슈를 던지면 되는 것"이라며 "그런 이슈는 내놓지 않고 계속 그냥 네거티브만 하고 있으니까 유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이 전 대표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 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 '내세울 게 별로 없으니까 저러는 것 아니냐'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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