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코로나 우울증은 조기 상담으로 극복… 정신건강관리 등 일본 주재원들에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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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까베 데쯔오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1-08-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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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곤 한국EAP협회 고문 인터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최고수준)가 적용되고 있는 한국 수도권(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사회 전반적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외로움 등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일본계 비지니스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이 각종 고민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인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오랜기간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은 정상곤 사단법인 한국EAP협회 고문은 “코로나 우울증이 있다면, 조기 전문가 상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코로나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된다.

[“정신건강 관리가 실적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하는 정상곤 고문 (사진=본인 제공)]


=재택근무 확산으로 일과 가정간에 경계가 모호해지고, 외부에서 사람을 만나는 데에도 각종 제약이 많은 가운데, 스트레스로 불면증 및 과식에 시달리는 회사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EAP협회에도 개인 뿐만 아니라, 대기업 인사과 등에서 대처방법에 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 관리자는 우울증에 대한 이해를
-최근까지 국내기업들이 사원들의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보는데.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다만 한국도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매출이 확대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회사원들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더욱 증대될 것이다. 일회성이 아니라, 코로나 종식 후에도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하다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대기업들은 사내에 카운셀러가 상주하는 심리상담실을 설치하거나, 힐링을 목적으로 음악이나 미술감상 등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규모가 크지 않아, 사원들의 정신건강 관리까지 하기에는 벅찬 면이 있다.
=국내기업 중에는 사원들의 집에 예고없이 선물을 보내는 등 서프라이즈 행사를 통해 재택근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곳도 있다. 이와 같은 노력 자체는 매우 훌륭하나, 정신건강은 사람마다 대처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아쉽게도 ‘사내 캠페인’만으로 해소될 수 있는게 아니다.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관리직들의 우울증에 대한 이해도라고 할 수 있다. 일본, 한국 모두 산업카운셀러로서 교육을 받은 관리직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전문지식이 없다고 해도, 사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심각할 경우 병원치료까지 받도록 하는 사내 시스템을 정비할 수는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에 있어서, 일본인 사원과 한국인 사원간에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에 비해 일본인이 잘 참으며, 스트레스를 내부에 담아두는 경향이 있다. 1대1로 대화를 나눠, 불만을 밖으로 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주재원들이 느끼는 고통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가뜩이나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해외에서 일한다는 것은 일본에서 일하는 것 이상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기 쉽다. 특히 단신부임한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끼기 쉽다. 이 밖에도 주재원은 ‘일본에 귀임했을 때, 내가 갈 자리가 있을까’ 등의 회사 내 고민을 비롯해, 자녀교육문제 까지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행동제한까지 겹치면, 우울증 상태가 되었다도 해서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절대로 “네 정신력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부정해서는 안된다.

아울러 같은 일본인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의 고민을 자기가 해결하려고 한다면 또 다시 스트레스가 늘어날 것이다. 전문 카운셀러에게 맡기고 편해지는 편이 낫다.

■ 중요한 것은 ‘생명을 지키는 행동’
-코로나 사태로 관리직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본인을 비롯해 회사의 누군가가 감염돼, 사업존속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이라는 염려 등으로 제정신이 아닐 것 같다.
=한국에 주재하는 일본기업 사장 중에는 평소에도 혼자서 고민을 담아두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알고보면 가장 카운셀러가 필요한 것은 관리직들이다. 이들을 위해 나와 같은, 한일간 기업문화 차이와 사업현장을 잘 알고 있는 산업카운셀러가 존재하는 것이다. 상담장소는 커피숍이나 호텔 라운지 등 어디든 상관없다. 일본어로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다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일본은 최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험하다고 느끼면 주저하지말고 피난하는 등 조기에 생명을 지키는 행동에 나서라”라고 당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비상사태다. 종식될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카운셀러에 대한 상담이 바로 ‘스스로 생명을 지키는 행동’이라고 인식했으면 좋겠다.

<프로필>
정상곤: 한국EAP협회 고문. 서울대 졸업 후, 대우그룹에 입사. 대우재팬에 7년간 근무. 대우그룹 퇴사 후 한국산업능률협회 운영. 베네세 한국법인 설립 후, 동 법인 사장. 한일간 기업문화의 차이와 한일기업이 안고 있는 과제를 오랜기간 마주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고문을 역임하는 등 주재원 및 일본기업에 근무하는 한국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카운셀링 경험이 풍부하다. <seoulchung@gmail.com>

한국EAP협회: 심신의 건강관리를 통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EAP 등을 제공하고 있다. 1000명 이상의 전문 카운셀러가 회사원들의 심리상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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