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시장 동향] 15주 연속 운임 상승···사상 최장기간 운임 급등세 4분기까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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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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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 운임이 15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종전의 사상 최장기간 운임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유럽 노선을 제외한 주요 노선의 운임이 모두 상승하면서 운임 지수도 사상 최고치인 4300포인트를 돌파했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날 기준 4340.18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8월 13일)보다 58.65포인트 오른 수치다. 

SCFI는 지난 5월 7일(3095.16) 이후 매주 상승세를 이어가며 15주 연속 상승 기록을 달성했다. 이로써 기존의 14주 연속 상승 기록(지난해 10월 16일~올해 1월 15일)을 넘어섰다. 

세부 노선을 살펴보면 HMM의 양대 주력 노선 중 하나인 미주 서안 노선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 분량)당 전주 5744달러 대비 183달러 오른 5927달러로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주 동안 노선은 상승 폭이 더 크다. 1FEU당 1만876달러로 전주 대비 424달러나 올랐다. 1만 달러를 넘은 지 4주 만에 1만100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기세다. 

중동 노선도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분량)당 3720달러로 전주보다 77달러 올랐고, 호주·뉴질랜드 노선도 55달러 오른 3772달러로 집계됐다. 

이외 남미는 1TEU당 25달러 오른 9845달러, 지중해는 29달러 오른 7080달러로 나타났다. 다만 유럽 노선은 전주보다 9달러 내리며 1TEU당 7398달러를 기록했다. 

해운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운임 급등이 역사적인 기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SCFI만 보더라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10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10년 넘도록 1583.18포인트(2010년 7월 2일) 기록이 최고치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6일 1664.56포인트로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7일에는 2000포인트, 올해 4월 30일에는 3000포인트, 7월 17일에는 4000포인트선을 각각 돌파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각 항구에서 방역 작업에 시간이 소요된 탓이다. 항만 내 선박 대기가 길어지면서 해운사의 컨테이너선 적체도 길어지고 선복이 부족해지면서 운임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해운 수요가 더욱 늘어난 덕에 운임이 더욱 치솟고 있다. 

운임이 급등한 결과 국내 해운사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국내 1위 해운사인 HMM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906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 1조3751억원 대비 111.39%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87억원에서 1조3890억원으로 901.44% 증가했다. 

SM그룹 계열사인 대한해운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86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75억원 대비 1054% 늘었다. 상반기 매출액도 494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415억원 대비 10.63% 늘었다. 

해운업계는 역대 최장기간으로 늘어난 운임 급등 릴레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갑작스레 급등한 글로벌 운임이 언제 다시 제자리를 찾을지 가늠할 수 없는 탓이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하반기 운임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미권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블랙프라이데이 등 수요가 집중되는 하반기는 전통적으로 해운업계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4분기까지는 현재 수준의 운임이 유지되거나 추가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해운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고운임 상황이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며 "하반기는 전통적 성수기로 물동량이 많아 운임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선복을 싣고 있는 현대포워드호. [사진=HMM 제공]

다만 운임이 계속해서 상승하거나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국내 해운업계가 그 호황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HMM에서 파업이 일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실제 지난 19일 열린 HMM육상직원노동조합(이하 육상노조)와 사측의 중앙노동위 3차 조정회의는 '조정중지'로 마무리됐다. 

조정중지는 양측의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조정이 결렬되면서 육상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육상노조는 언제든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육상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사측은 2차 중노위 조정에서 육상노조에 임금 8% 인상, 성과급 500% 지급, 교통비 5만~10만원, 복지포인트 50만원 등의 내용이 담긴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자정까지 실시된 노조 찬반투표에서 95%가 반대표를 던져 최종 부결됐다. 육상노조 측은 8년간 임금을 동결한 만큼 25% 수준의 임금 인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은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이하 해상노조)과 사측의 2차 중노위 조정이 있다. 사측과 육상노조의 최종 조정이 결렬된 만큼 육상노조와 뜻을 같이하는 해상노조가 단독으로 사측과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해상노조와 사측의 3차 조정까지 결렬되고 해상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면 육·해상 두 노조는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HMM은 1976년 창립 이래 첫 파업에 직면하게 된다. 현행 선원법상 운항 중인 선박의 선원은 파업이 불가능하지만 부산항에 도달한 배들이 컨테이너 하선을 거부하거나 출항을 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선박 일정 관리 등 업무를 맡은 직원이 소속된 육상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부산항 정박, 출항 등에서 혼선을 겪을 우려도 제기된다. 

디만 세계적으로 물류대란이 심각한 상황이라 노조가 전면파업은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는 파업 대신 연장근무를 거부하거나 유급휴가를 단체로 소진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상노조 관계자는 "단순히 임금 인상이 아니라 정상화를 요구하는 직원들을 파업으로 내모는 것은 결국 HMM을 관리하는 채권단인 산업은행"이라며 "직원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MM 관계자도 "회사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HMM해원연합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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