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보건부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1주일간(22~28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용 집중치료실(ICU) 병상 사용률이 쿠알라룸푸르와 슬랑오르주 등 수도권에서 10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병상 사용률도 쿠알라룸푸르는 약 70%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슬랑오르주에서는 약 90%로 위험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의료체계가 이와같이 붕괴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을 현지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도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누르 히샴 압둘라 보건부 보건국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 관련 병상 사용률 등 상세한 자료를 공개했다. 지역별로 보면, 28일 기준으로 슬랑오르주의 일반병상 6336상 중, 약 62%인 3947상을 신종 코로나 환자(감염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환자도 포함)가 사용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 이외의 환자가 약 26%인 1635상을 사용하고 있는 등 전체 병상의 약 88%가 이미 사용중이다.
나머지 주요 지역에서는 조호르주(89%), 피낭주(85%), 푸트라자야(85%) 등에서 일반병상 사용률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는 69%.
가장 중증인 '카테고리 5(인공호흡기 장착이 필요)'로 분류되는 환자를 위한 집중치료실(ICU) 병상 수와 관련해서, 슬랑오르주에는 28일 기준으로 401상이 있다. 이 중 335상이 신종 코로나 환자를 위해 확보되어 있으나, 이날 기준으로 사용률은 150%에 달하고 있다.
슬랑오르주 이외에도 쿠알라룸푸르(121%), 조호르주(118%), 느그리슴빌란주(116%) 등에서 100% 이상의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 경증자에는 온라인으로 자가격리 지시
보건부는 증상별로 '카테고리 3(폐렴 증상)', '카테고리 4(산소흡입 필요)', '카테고리 5'의 환자들은 입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8일의 신규감염자(1만 7405명) 중, 이들 3개 카테고리는 총 2.1%(374명)에 지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확보된 병상이 부족해 압둘라 국장은 "신종 코로나 이외의 병상을 코로나용으로 전환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사결과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 중, '카테고리 1(무증상자)'과 '카테고리 2(폐렴이 일어나지 않은 경증자)'로 분류된 경증자는 원래 민간병원이나 지역 신종 코로나 평가센터(CAC)에 가서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수도권에서는 26일부터 '가상 CAC'가 도입돼, 온라인상에서 상태를 보고한 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 일본계 기업들도 상황을 주시
의료체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일본계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자동차 홍보실 관계자는 29일 NNA에,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직원들과는 수시로 소통해, 유연하고 적절한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타국으로 대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쓰이물산의 홍보실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은 출근인원을 20% 이하로 유지하면서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서는) 상황을 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의 홍보실 관계자도 마찬가지로 "(현지의) 감염확산에 따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주재원들의 타국 대비에 대해서는 "현재 제조거점 및 판매거점 모두 어떠한 결정도 내린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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