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는 스태그플레이션 예견?…"신중한 입장 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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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7-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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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동성 큰 주식시장에 영향 줄 지 주목

미국 국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물가상승 우려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장기국채 수익률이 급락한 뒤 좀처럼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수익률은 국채의 가격과는 반대로 움직인다. 즉,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을 비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같은 현재 세계 경제가 맞닥뜨리고 있는 물가상승 국면이다. 

미국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 3월 하순 약 1.75%를 기록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폭발적 수요 증가를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생산 체인이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국채금리는 이번 주 초에는 1.18%까지 급락했다. 성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탓이다. 코로나19 변이 확산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경제 재개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경제의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 

CNBC는 "채권 시장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경기 회복이 둔화하고 가격은 급등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21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이어 최근 시장에서는 저성장·고물가 상태를 일컫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더욱 자주 언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퍼리스의 아네타 마르콥스키수석금융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을 테마로 거래되고 있다"라면서 "물가 상승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정책 실수가 발생하고, 궁극적으로는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마르콥스키는 이런 시장의 움직임은 실수라고 보았다. 그는 강한 소비와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현재 (공급) 병목현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곧 해결될 수 있으며,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보았다. 뿐만 아니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3년까지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으며,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4~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그러나 채권시장은 이같이 긍정적 전망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듯 보인다. PGIM 채권의 마이클 콜린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모두 양호하게 보고 있다"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올해의 성장이나 물가가 아니라 향후 10년간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우리는 물가와 성장 곧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성장률은 급격한 부침을 겪었지만, 결국 성장률은 1.5~2%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과거와 같은 완만한 성장과 물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몇 개월간 인플레이션은 미국 경제회복의 가장 큰 복병으로 꼽혀왔다. 소비자물가를 비롯해 생산가 물가가 크게 뛰면서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것은 시장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쿼드래틱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인 낸시 데이비스는 “만약에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한다면 이는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며, 생산체인의 회복까지 막으면서 물가상승 기간을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데이비스는 "스태그플레이션은 투자자들에게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리스크다"라고 덧붙였다.

CNBC는 "채권 시장은 주식시장보다 신중한 모습을 띠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채권 시장은 앞으로에 대한 신중한 전망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 때문에 최근 증시의 변동성을 고려해볼 때 이런 채권 시장의 신중한 모습은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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