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신산업 육성] 반도체·배터리 ‘쌍끌이’로 도약…‘1등 국가’까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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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07-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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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정상회담·G7 회의 등 글로벌 무대서 각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과 6월 각각 한·미 정상회담과 영국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거치면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세계 각국과의 협력 관계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되는 제4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다시 한 번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 천명 1주년…4차 전략회의 열고 ‘2.0’ 선언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는 회의명칭 그대로 국가발전전략인 ‘한국판 뉴딜’을 논의하는 최상위 협의체를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다는 목적에 따라 기존 대통령 주재의 비상경제회의를 대체해왔다. 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지난해 11월이 마지막이었다.

특히 이번 회의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수립 1주년을 맞아 개최된다.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지난 13일 서면 브리핑에서 4차 전략회의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 2.0’을 국민에게 보고하고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판 뉴딜 2.0, 미래를 만드는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다.

회의에서는 문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판 뉴딜 2.0’을 선언할 예정이며, 홍 부총리는 한국판 뉴딜 2.0 세부 정책 방안에 대해 보고할 계획이다.

임 부대변인은 “이번 4차 전략회의는 최근의 방역상황을 고려해 참석자 규모를 발표자 만으로 대폭 축소했다”면서 “참석자 사전 PCR(유전자 증폭) 검사, 사전영상 촬영을 통한 현장발언 최소화 등 방역지침을 준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판 뉴딜 소개 △한국판 뉴딜 정착을 위한 정책 노력 △현장 우수 사례 소개 △한국판 뉴딜 2.0 산업계 투자 방향 보고 등이 이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화상 정상회담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덜란드와 반도체 협력 약속…4차 산업 육성까지 ‘시너지 효과’

최근 반도체·배터리 등 신사업에 속도가 붙은 것은 지난 7일 네덜란드 총리와의 화상 정상회담이 도화선이 됐다.

문 대통령은 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뜻을 모았다. 한국은 삼성으로 대표되는 반도체 제조 분야에, 네덜란드 ASML사는 반도체 생산 장비 분야에 각각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또한 두 나라가 수소·미래차 등 4차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이어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총 12개 항목을 담은 공동언론발표문을 내기도 했다.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기준 102억 달러 규모로, 한국과 교역하는 EU 국가 중 2위 규모다. 한·네덜란드는 2016년 9월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네덜란드 ASML사의 한국 EUV(극자외선) 클러스터 투자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양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핵심 파트너로서 상호 보완적인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뤼터 총리는 “반도체 산업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양국 화상 대화를 개최하자”고 역제안을 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은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경기도·코트라·ASML과 첨단장비 클러스터 투자 협약을 맺었다.

ASML은 2025년까지 한국에 트레이닝·재제조 센터가 집적된 첨단 EUV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충북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열리는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 'K-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배터리’ 띄우기 나선 文…국내 3사, 2030년까지 40조원 투자

문 대통령은 다음날인 8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 2공장에서 진행된 ‘K-배터리 발전 전략’ 보고 행사에 참석해 배터리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소기업들과 함께 2030년까지 4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2011년 전 세계 소형배터리 시장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섰고, 현재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과 1위 경쟁을 하는 상황을 언급했다.

현재 세계 1~10위 전기차 제조사 가운데 9곳이 한국기업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배터리는 화석연료 기반인 내연기관을 대체하고, 신재생에너지 등 전력 저장 기능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세계 배터리 시장은 최근 4년간 2배 성장했고, 앞으로 10년간 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를 비롯해 미래 수송 수단의 핵심이 될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한국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전환시키는 핵심 동력”이라면서 “한국이 2030년까지 명실상부한 배터리 1등 국가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반도체가 정보를 처리하는 두뇌라면 배터리는 제품을 구동시키는 심장과 같다”면서 “탄소중립의 열쇠도 배터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배터리 1등 국가’ 목표 달성을 위해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 차세대 배터리 기술 조기 확보, 새로운 배터리 시장 진출, 연대·협력을 기반으로 한 산업생태계 등 4대 전략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배터리를 반도체, 백신과 함께 국가 전략기술로 지정하고 R&D 투자의 최대 50%, 시설투자의 최대 20%까지 세액 공제할 것”이라며 “또 1조5000억원 규모의 우대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리튬황전지는 2025년, 전고체전지는 2027년, 리튬금속전지는 2028년까지 상용화를 이룰 것”이라며 이를 위한 5000억원 이상의 R&D 사업 추진, 차세대 배터리 파크 조성 계획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새로운 배터리 시장과 관련해선 “2025년 플라잉카 상용화, 선박·건설기계·철도의 저탄소·친환경 전환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전기차 배터리를 대여·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안정적 핵심 원재료 확보를 위해 광물자원 보유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민간의 해외 광물 개발사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면서 “소재·부품·장비 기술의 해외 의존과 인력 부족 문제도 확실히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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