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히 좋아지는 미국 고용…"연준 테이퍼링 무서워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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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7-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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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시장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장세를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은 완만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어질 위험성이 다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발표된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의 '양면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고용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아직 실업률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85만명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예상치인 72만명대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실업률은 5.9%를 기록했다. 전달(5.8%)보다 높아진 것은 물론 시장 예상치(5.6%)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경기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연준이 서둘러 긴축에 나서야 할 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라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자리 수 역시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2월과 비교해 680만개 정도 줄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올해 들어 뉴욕증시를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에 크게 흔들렸다.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예상보다 일찍 접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연준은 그동안 시장의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하면서, 고용이 팬데믹 이전 시기로 회복될 수 있을 때까지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반복해서 주장해왔다. 그 때문에 매달 발표되는 고용지표는 최근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제지표로 떠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용지표는 연준이 팬데믹 대응을 위해 도입했던 부양책의 고삐를 죄게 만들 만큼 강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AJ 벨의 대니 휴슨 금융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는 월가에 더없이 좋은 소식을 전해줬다"면서 "지금 금융시장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새로운 일자리 수치는 경제 회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실업률은 연준의 현재 (부양) 전략을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빌 더들리 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블룸버그 오피니언을 통해 "연준의 긴축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긴축 발작이 왔던 2013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더들리 전 총재의 지적이다.

2013년 매입 프로그램 축소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훨씬 원활하게 매입 규모를 줄 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더들리 전 총재는 주장한다. 2013년에는 연준의 자산매입이 언제 어떤 순서와 규모로 이뤄질지가 상당히 불확실했기 때문에 시장이 크게 동요했다는 것이다.

더들리 전 총재는 "2013년에도 테이퍼링을 앞두고 시장 불안으로 생겼던 단기 '발작' 정도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테이퍼링 자체는 매우 순조롭게 이뤄졌다"면서 "향후 이뤄질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에 대해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전망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가정할 때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테이퍼링 시기는 올해 말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 관계자들은 지속가능한 고용과 2%의 인플레이션이라는 중앙은행의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테이퍼링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들리 전 총재는 "팬데믹 이전보다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매달 일자리가 100만개씩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 경제 발전'을 이뤄내기 전까지는 최소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테이퍼링이 완료되기 전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더들리 총재는 지적했다. 그는 "자산 매입을 이어가는 와중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한쪽에서는 부양을, 다른 한쪽에서는 긴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말이 안 된다"면서 "연준이 자산 매입을 이어가고 있는 동안이라면 기준 금리가 오르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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