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 양승조 "개헌이 곧 민생···윤석열 대통령감 아냐"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황재희·조아라 기자입력 : 2021-06-20 18:06
"개헌이 곧 민생...헌법과 민생은 분리되는 것 아냐" "尹 정치 참여 선언과 동시에 지지율 하락할 것"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개헌이 곧 민생"이라고 말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황재희·조아라 기자]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여권 대선주자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양 지사는 "정부가 2019년 발표한 사회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5%는 '열심히 해봤자 본인 세대에서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향상될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다. 또 청년의 70%는 이민을 가고 싶다고 한다. 위기다"고 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9위인 나라에서 어떻게 '헬조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냐.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라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양 지사는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윤 전 총장은 스펙트럼이 좁은 인물이다. 속성 과외로 얻을 수 있는 지식은 한정적"이라며 "정치 참여 선언과 동시에 지지율이 정점을 찍었다가 내림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의 입 역할을 했던 이동훈 대변인이 20일 돌연 사퇴하면서 윤 전 총장의 대권가도도 시작부터 걸림돌을 만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변인이 물러나면서 당분간 윤 전 총장의 공보 업무는 함께 대변인으로 선임됐던 이상록 대변인이 맡는다. 이상록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윤 전 총장은 18일 저녁 두 대변인을 만나 국민 앞에 더 겸허하게 하자고 격려했으나, 이동훈 대변인은 19일 오후 건강 등의 사유로 더는 대변인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아쉬운 마음으로 이를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헌법과 민생 분리되는 것 아냐"

-당내 대권 주자들이 모두 참여해 개헌을 논의하는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개헌안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려면 개헌 조항에 지방분권 강화를 넣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청와대 이전 문제도 헌법을 통해서 행정복합도시인 세종특별시로 옮기는 내용을 헌법에 담아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심각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공개념도 헌법에 담아야 한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87 헌법 체제는 35년이 됐다. 2021년의 시대 정신과 시대 상황을 개헌안에 담아 내년 대선 때 국민투표에 부치는 게 옳다고 본다. 그래야 새로운 정권을 꾸려나갈 대통령 입장에서도 부담이 없다."

-여권의 또 다른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개헌보다 민생이 먼저'라며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개헌이 민생이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다. 토지공개념을 통해 헌법이 개정돼야 한다. 대한민국 무주택자가 888만7000가구로 전체의 43.7%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근간이 되는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담는 게 민생이다. 집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큰 민생이 어디 있겠나. 지방소멸도 문제다. 지방분권이 안 돼서 날이 갈수록 지방이 소멸해 가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 헌법과 민생은 분리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 경영의 출발이 민생이고, 국가 경영의 기초가 헌법이다. 헌법과 민생을 분리하는 이 지사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다주택자 규제 통해 부동산 문제 해결"

-차기 대선에서 부동산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공급이 문제 아닌가.

"2018년까지 약 490만채의 주택을 공급했다. 이 가운데 다주택자가 가져간 게 249만채로 50% 넘는다. 이런 식의 공급정책으로는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공공형 주택을 대폭 늘려야 한다. 청년들이 화가 나는 건 강남의 집값이 비싸서가 아니라 내가 들어가 살 집이 없어서다. 지난해 서울의 가구 수는 389만개다. 지금 주택 수는 374만개 정도다. 가구 수와 주택 수가 15만개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집 없는 사람이 많다. 무주택자 비율을 보면 대한민국 전체로는 43%지만, 서울 전체로는 50%가 넘는다. 다주택자가 많기 때문이다."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을 공약으로 내놨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될 수 있나.

"다주택자에 대한 절대적인 규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공약으로 내놓은 '더 행복한 주택'의 가장 큰 목적은 저출산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것이다. 신혼부부가 임대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5만원을 내면 25평 아파트를 6년 임대할 수 있다. 이를 임대 기간 10년을 보장하는 방안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그동안 돈을 모아서 집을 사라는 얘기다. 이게 바로 '더 행복한 주택'이다. 이를 통해 저출산 문제, 청년 주택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尹 정치 참여 선언과 동시에 지지율 하락"

-야권에서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 상대로 윤 전 총장이 꼽힌다.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로서 경쟁력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나.

"확실한 것은 윤 전 총장이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는 시점에 지지율이 정점을 찍고, 이후 지지율이 내려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검찰이 검사의 권력을 가지고 수사하는 것과 정치는 다르다. 검사는 수사와 형사법 집행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좁은 분야일 뿐이다. 농민들의 생활은 어떤지, 해양 발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무상급식 필요한지 등 정치는 굉장히 복잡다단하다. 그런데 사람 잡는 데만 20년 넘게 종사한 사람이 국가 경영을 어떻게 하겠냐. 속성 과외를 통해서 지식은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윤 전 총장은 결코 강한 경쟁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 과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중도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

"윤 전 총장보다 반 전 사무총장이 스펙트럼이 넓다. 물론 그것도 국내 공무원과 다르다. 반 전 사무총장도 외교통으로 윤 전 총장보다는 스펙트럼도 훨씬 넓고 권위도 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을 비교하면, 윤 전 총장의 스펙트럼은 너무 좁다. 이런 문제는 속성 과외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정치 근육과 함께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면서 유추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은 너무 좁은 범위에서의 경험밖에 없어 확대해서 적용할 정치 근육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대선 출마 선언하는 날 지지율이 정점을 찍고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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