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아파트 실종] 서울 아파트 '하늘의 별'…빌라·탈서울도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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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6-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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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들어 빌라 거래량, 아파트 거래량 계속 추월

  • "아파트 꿈도 못꿔…청약당첨 기대도 접었다"

  • 정부 주택공급안 삐걱…"서울 공급 신뢰 못해"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월급쟁이들에겐 꿈과 같은 일이 돼버렸다.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빌라나 수도권 외곽 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지만 이마저도 벽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빌라 매매거래량은 6441건으로 전월 5522건보다 919건(16.65) 늘었다. 이는 지난해 7월(8613건) 이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월 4194건으로 전월(4485건) 대비 301건 감소하는 등 올해 1월부터 계속 하락세다.

통상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빌라 매매거래량보다 월간 기준으로 2배가량 많지만, 올해 들어 빌라 매매거래량이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계속 앞지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빌라(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4545건으로 아파트 거래량(3396건)을 5개월 연속 추월하고 있다.

이렇듯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하는 것은 양도세 중과 등으로 아파트 매물이 실종된 영향과 함께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 빌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서다. 결혼을 앞둔 직장인 박씨(33세)는 “서울에서는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살이도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며 “회사에서 가까운 역세권 신축 빌라를 신혼집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청약 당첨에 대한 기대도 접었다”며 “서울 아파트는 이제 금수저만을 위한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몰리며 빌라 매맷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KB 리브부동산 5월 월간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맷값은 지난해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긴 뒤 올해 1월 3억2207만원, 4월 3억2648만원, 5월 3억2802만원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도심 주택공급안이 삐걱대는 통에 청약을 기다리는 것도 희망 고문이다. 과천정부청사 부지 개발계획이 무산된 뒤 태릉골프장, 용산정비창, 서부면허시험장 등 8·4 공급대책의 공공택지 후보지의 주민 반발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정부 말을 믿고 계속 기다리기엔 불안감이 크다. 서울에서 전세살이 중인 남씨(39세)는 “도대체 언제까지 내 집 마련을 기다려야 하는 거냐”며 “기다리는 동안 집값이 계속 뛰니 속이 타들어간다”고 토로했다.

더구나 아무리 분양아파트가 시세 대비 저렴하게 나오더라도 3040세대에는 그림의 떡이다. 부동산114가 최근 3년(2019년~올해) 동안 각 연도의 1~5월까지 청약접수를 받은 민간분양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의 당첨 가점을 분석한 결과, 올해 가점 커트라인 평균은 32점으로 2019년(24점), 2020년(31점)에 이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역별로 같은 기간 민간분양 아파트의 당첨가점 커트라인 평균은 △서울 60점 △세종 59점 △대전 50점 △인천 47점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공급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기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청약시장으로의 수요 쏠림이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탈서울 내집마련의 벽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1억~2억원대였던 아파트들은 올해 들어 몸값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의정부 신곡동 현대2차 전용면적 70㎡는 지난해 말 2억7000만원에서 3억9000만원으로 반년도 안돼 1억2000만원(44.4%)이 상승했다.

경기 의왕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교통 호재가 있는 경기도 역세권 아파트들은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값을 따라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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