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맞서 중국도 '反외국제재법' 마련...미중 '입법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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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06-0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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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美제재 무력화 목표로 한 법적 장치 마련 '가속'

  • 1월 발표된 상무부령에 법률적 기반 제공한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외국의 제재에 대응할 수 있는 '반(反)외국제재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의 제재 무력화를 목표로 한 법적 장치를 도입하는 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7일 중국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29차 회의를 열고 '반외국제재법' 초안을 심의했다. 

이는 앞서 지난 4월 1차 심의에 이은 2차 심의이다. ​일반적으로 전인대 상무위는 법안 통과를 위해 3차례에 걸쳐 심의하는 만큼, 정상적이라면 법안 심의에서부터 통과까지 일반적으로 4~6개월이 소요된다. 

하지만 상무위 대변인이 이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법은 2차로 마무리하고 입법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 법안은 회의 폐막일인 오는 10일에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기업과 국민에 가해지는 '부당한' 외국의 조치를 법으로 막고, 정상적인 국제 교류와 무역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반외국제재법의 골자다. 미국의 제재로 경제적 손해를 본 중국의 개인이나 기업이 해당 제재를 이행한 상대방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중국 법원에 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반외국제재법은 지난 1월에 발표된 상무부령인 '외국 법률·조치의 부당한 역외 적용 저지 방법(규정)'에 법률적 기반을 제공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발표된 규정은 세부적인 규칙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전인대는 "일부 서방 국가들은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편견으로 중국을 모독하고 있으며, 또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홍콩 등 문제를 빌미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며 "특히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준 준칙을 위반하고 중국 관련 국가기관, 관리들을 제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국가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 민족의 존엄,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이같은 규정을 도입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홍콩과 신장 인권 탄압을 이유로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한 홍콩·중국 관리 다수의 금융거래도 제한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방산기술 분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59개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과 개인의 주식 매매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내놓은 것을 개정해 확대한 것이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중국에선 그간 이런 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무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반외국제재법이 통과되면 미·중 간 갈등이 '입법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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