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도시 속 비눗방울 아저씨, 버블드래곤의 비눗방울 속 추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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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05-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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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누구나 큼직한 비눗방울을 만든 기억이 있을 것이다. 비눗방울을 터트리기 위해 뛰어다녔던 그때 그 시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순수하고 아무 걱정이 없이 행복했다. 비눗방울 속 어린시절 추억들이 모여 현재가 된 것처럼 어른이 돼서 길을 가며 비눗방울 공연을 보면 추억이 소환되곤 한다. 우리들의 어린시절 추억을 소환시키는 비눗방울 아티스트 버블드래곤과 비눗방울 속에 담긴 꿈과 추억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버블드래곤 제공/ 비눗방울 속 버블드래곤]

 
Q. 비눗방울 아티스트가 된 이유가 뭔가요?
A. 학생 때 비눗방울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되게 예쁘다’라는 생각에 그때 비눗방울 아티스트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 같아요.

Q.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요?
A. 처음부터 비눗방울을 했던 게 아니라 20대 초반에 연극을 먼저 시작했어요. 혼자 하는 공연을 만들어야 될 시기에 비눗방울이라는 걸 시도했어요.

Q. 비눗방울을 처음 봤던 순간을 기억하세요?
A. 학생 때 창원에 있는 극단에 있었는데 소극장 조명 아래 떠다니는 비눗방울을 처음 봤어요.

Q.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A. 공연을 만들 때 가장 행복해요. 만드는 걸 구상하고 그 시간이 충분할 때요.

Q. 스토리 구상은 어떻게 하세요?
A. 음악을 들으면서 많이해요. 음악을 먼저 선정하고 그 음악에 맞춰서 공연을 짜요.

Q. 하나의 공연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시간이 걸리세요?
A. 한달 안에 만들어지는 작업이 있기도 하고 다 달라요. 10년 넘게 걸리는 것도 있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시리즈로 공연을 만들어요. 하나의 공연이 나오면 캐릭터들만의 세계관이 있어서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는 거죠.

Q. 비눗방울이 뭐라고 생각해요?
A. 겉모습이 예쁜 것보다 속 안이 텅 비어있는 비눗방울에 꿈을 담는 바구니 같아요.

 

[사진= 버블드래곤 제공]


Q. 비눗방울에 어떤 꿈들을 담아오셨나요?
A. 예전에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많이 담았었고 요즘에는 ‘방울이의 낮잠여행‘이라는 연극을 만들면서 공연의 색깔들이 하나씩 정해지면서 일곱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첫 번째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그 다음에는 감수성 같은 걸 담으려고 해요.

Q. 비눗방울을 잘한다는 건 뭔가요?
A. 누구나 다 잘할 수는 있는데 여유를 느끼는 게 중요해요. 비눗방울의 속도가 있는데 그 속도를 배우가 맞출 수 있을 때 잘한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요.

Q. 사람들이 비눗방울을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요?
A. 숨김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다른 것에 비해서 단순한 것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니까, 보면 예쁘고 남을 속이는 게 아니라 순수해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비눗방울의 시작은 어땠나요?
A. 시작은 힘들었죠. 자료나 정보들이 없어서 용액이나 도구를 포함해서 모든 것들을 다 혼자 만들어서 해봐야 됐거든요. 요즘 같이 살 수 있거나 자료가 있으면 따라하면 되는데 그때만 해도 자료들이 하나도 없었어요.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10년이 걸렸던 이유가 비눗방울이 어느 정도 안정화 되고 비눗방울로 활동할 수 있을 때쯤 작품을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까지 꽤 오래 걸린 거죠.

Q. 가장 어려운 건 뭔가요?
A. 비눗방울 자체는 누구나 쉽게 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다 자기 색깔을 내지는 못해요. 언젠간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야 될 시기가 오는데 그때쯤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Q.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공연을 만들 수 있을까요?
A. 초창기 때부터 항상 내가 공연하는 나의 색깔은 뭘까, 나만의 특색은 뭘까를 항상 고민해왔던 것처럼 자신한테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게 자신만의 색깔을 갖는 기본인 것 같아요. 그 질문은 스스로에게 꾸준히 하면서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탐구를 꾸준히 해야 돼요. 그러면 결국에는 하나의 색깔이 나오는 것 같아요.

Q. 비눗방울 기술보다 중요한 건 뭔가요?
A. 기술보다는 기술을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배우로서의 자세가 더 중요해요. 그래야 그 사람만의 자세가 나올 수 있는 거예요. 비눗방울은 아이들이 하던 어른이 하던 똑같아서 만지는 사람이 어떻게 만지느냐가 더 중요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노하우가 있나요?
A. 비눗방울이 터질 때까지 쳐다봐요. 어쩔 때는 2~3분을 쳐다보기도 하는데 공연이 30분인데 3분이라는 시간은 엄청 긴 시간이거든요. 비눗방울이 하늘로 올라가는데 배우가 시선을 돌려버리면 관객도 시선을 돌리거든요. 배우가 비눗방울을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관객도 똑같이 비눗방울을 쳐다보고 있어요. 그러다가 바람이 불어서 비눗방울이 터질 것 같았는데 터지지 않으면 관객들이 함성을 지르기도 해요. 오히려 저도 관객이고 비눗방울이 공연을 하고 있는 거죠. 비눗방울 공연은 1인 공연이라 관객들에게 더 많이 보여주려고 하지, 그렇게 오랫동안 비눗방울을 쳐다보는 게 쉽지는 않아요.

Q. 비눗방울을 보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세요?
A. 공연할 때보다 만들 때 더 많은 생각을 해요. 공연 때는 관객들을 더 많이 읽으려고 하죠.

 

[사진= 김호이 기자/ 버블드래곤 작업실에서 비눗방울을 해보고 있는 기자]



Q. 돌발상황을 어떻게 대처하세요?
A. 그냥 웃는 거죠. 뭐가 안 된다고 해서 감정표현을 해버리면 관객도 알거든요. 비눗방울이 안 되는 이유는 저보다 관객들이 더 잘 알고 있어요. 안된다고 내가 거기서 긴장하면 당연히 관객도 긴장을 하게 되어 있어서 안 되는 이유를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오히려 관객들과 소통하려고 해요.

Q. 비눗방울로 어떤 것까지 해봤나요?
A.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작은 비눗방울을 키울 수 있을 만큼 크게 만들어봤고 길게도 만들어봤어요.

Q. 비눗방울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A. 시작은 제가 하되, 끝은 저의 몫이 아닌 것 같아요. 관객이 터트릴 수도 있고 비눗방울의 생명이 다해서 터질 수도 있고 미련이 남아있으면 좀 더 남아있을 수도 있고요.

Q. 도구들은 어떻게 구하시나요?
A. 제가 다 만들어요. 요즘에는 살 수도 있는데 사는 것보다는 배우가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아이디어도 있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보고 저만의 방식대로 만들기도 해요.

Q. 요즘에는 어떤 꿈을 꾸나요?
A. 언론이라는 비눗방울 속에 환경문제를 담는 공연을 만들고 있는데 그 작품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2525년이 배경인데 지구는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폐허가 되어 있는 지구에 관한 이야기인데 사람들이 아무도 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그 지구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믿고 지구를 구하는 프로젝트를 만드는 이야기예요.

 

[사진= 버블드래곤 제공]


Q,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은 어떤가요?
A. 음악을 많이 듣고 단어들을 많이 메모해요. 그 단어들에 살을 입히면서 문장을 만들면서 어느정도 이미지가 생기면 구체화시켜요.

 

[사진= 김호이 기자/ 버블드래곤이 전하는 메세지]



Q. 버블드래곤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세상에 알렸죠?
A. 비눗방울이 대중화되지 않았을 때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서 1시간 넘는 공연을 제안 한 적이 있어요. 1시간 넘는 공연은 못한다고 했는데 어떤 식으로든 해줬으면 좋겠다, 날짜가 2달이 남았으니까 부탁한다고 했어요. 그때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총 동원해서 1시간 공연을 하고 반응이 좋았어요. 그러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비눗방울 공연을 좋아했던 것 같고, 나름 알려졌던 것 같아요. 그 전에 방송도 여러차례 나오기도 했고요.

Q. 마지막으로 자유로운 예술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자기가 꿈꾸는 작품들이 있을텐데 그 작품이 빨리 나와지기를 바랍니다.

 

[사진= 김호이 기자/ 버블드래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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