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권잠룡] ②4년 만에 이란 찾은 정 총리…고위급 인사·한국 기업인 두루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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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4-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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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총리, 2017년 이후 11~13일 4년 만 방문

  • 이란 부통령에 "韓, 핵합의 측면 지원" 약속

  • 핵합의 복원되면 '국내 동결자금 해제' 방침

  • 수교 60주년 앞두고 경제협력 사전점검키로

  • '의약품 수출 활성화' 등 인도적 분야 협력↑

이란을 방문 중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현지시간)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을 만나 동결자금 해제 문제와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 총리가 이란을 찾은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정 총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내년 수교 60주년을 앞둔 한·이란 간 전통적 우호 관계를 증진시키고, 고위급 교류도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정 총리의 이번 방문을 수행하는 공식 수행원만 총 13명에 달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 로비에서 열린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한민국 총리가 이란을 찾는 것은 44년만이다. [사진=연합뉴스]

◆丁총리 "이란 핵합의 측면 지원"

12일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란 방문 첫째 날인 11일(현지시간) 자한기리 부통령과 90여분에 걸친 면담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와 관련해 당사국 간 건설적 대화가 진전되는 것을 측면 지원할 용의가 있다"며 국내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을 조속히 해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은 현재 독일·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과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당사국 회담을 진행 중이다. 이란 핵합의가 복원되면 국내에 동결된 이란 측 원유 수출 대금 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자금이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동결됐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당시 미국 정부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우려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고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계설된 원화 계좌를 동결했다. 이후 국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 규모는 70억 달러(약 7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그간 한국 정부에 동결자금의 조속한 해제를 계속 요구해왔다. 지난 1월 발생한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호' 나포 사건 역시 동결자금 문제가 배경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총리는 동결자금 해제 문제와 관련해선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정 총리의 이번 방문에 문재인 정부의 동결자금 문제 해결을 통한 이란과의 관계 회복 의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자한기리 부통령도 이번 면담에서 정 총리에게 "한국 은행들의 이란 통화자산 차단으로 한국의 위상이 손상됐다"고 지적하며 동결자금 문제를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이란 국영통신 IRNA 등이 보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사드아바드 좀후리궁 로비에서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총리가 이란을 찾는 것은 44년만이다. [사진=연합뉴스]

◆한·이란, '경제협력 점검 협의체' 가동

정 총리는 자한기리 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JCPOA 복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양국 간 경제협력 점검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양국 간 협력 대상 사업을 미리 발굴해 사전에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 핵합의가 복원되고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게 되면 중동에서 제일 큰 이란 시장이 새롭게 열리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관심이 굉장히 많다. 정 총리가 이란을 방문해 동결자금 문제를 논의하는 측면도 있지만, 양국 경제 협력을 사전에 정비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또 미국 제재 하에서 실시할 수 있는 인도적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정 총리는 자한기리 부통령에게 한·이란 인도적 교역 워킹그룹을 통한 한국 의약품·의료기기 등 인도적 품목 수출 활성화를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자한기리 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정 총리는 또 이란 당국이 약 3개월 동안 한국케미호와 선장·선원 등을 억류한 데 대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과 평화는 우리 선박의 안전과 에너지 안보에도 영향이 큰 만큼, 해당 해협 내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정 총리는 방문 마지막 날인 12일(현지시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고문 알리 라리자니와 잇달아 회동한다.

더불어 삼성전자·LG전자·대림산업·SK네트웍스 등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개최한 뒤 13일 오전 한국에 도착할 계획이다. 이후 정 총리는 내년 대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국 총리가 이란을 방문한 것은 44년 만으로, 정 총리로서는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 출장이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2017년 8월 국회의장 자격으로 이란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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