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옥죄는 코로나] ②印정권 붕괴의 시작?...최대 정적 '디디 바네르지'에 지방선거 가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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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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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지방선거가 가열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이후 정권을 공고히 해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코로나19 사태로 입지가 흔들리면서 민심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향후 2024년 총선에서 모디 총리의 최대 정적 중 하나로 꼽히는 전인도풀뿌리회의(AITC) 소속 마마타 바네르지 인도 웨스트벵골주 총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마타 바네르지 인도 웨스트벵갈주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인도 비지니스투데이]


11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동부 웨스트벵골주의 쿠치 베하르 지구 투표소에서 소요가 발생하며 5명이 사망했다.

현지 언론과 AP에 따르면, 이날 투표소 인근에서 치안병력이 주민 1명을 구타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300∼350명 규모의 주민들이 투표소로 몰려와 흉기를 휘두르며 경비 등을 공격하고 무기를 탈취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소요를 진압하려 나선 군경은 총을 발포하며 주민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한편, 같은 지역의 또 다른 투표소 인근에서는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총격으로 주민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인도 경찰 당국은 소요 발생 원인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군경의 발포로 주민 사상자가 나오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바네르지 주총리는 곧장 모디 총리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으며, AITC 지지자들은 웨스트벵갈주 곳곳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웨스트벵골주는 올해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주정부와 의회를 장악한 AITC와 모디 총리가 소속한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치열하게 세력 대결을 벌이고 있다.

AITC는 바네르지 주총리의 주도로 1997년 인도 제2정당인 인도국민회의(INC)로부터 분화한 후 지난 2011년 인도 공산당으로부터 웨스트벵갈 주정부를 장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반(反) 모디 연대' 움직임의 중심에 서있다.

특히, 모디 총리는 이번 지방선거를 각종 현안에서 사사건건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바네르지 주총리를 제압하기 위한 기회로 삼고 BJP 당세를 집중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지역선거에서 바네르지의 AITC를 제압할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궁지에 몰린 자신의 입지를 다시 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경우 2014년 총선 이후의 BJP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마마타 바네르지 인도 웨스트벵갈주 총리.[사진=유튜브 갈무리]


현재 바네르지의 AITC는 인도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야권 세력으로 평가된다.

바네르지 주총리는 언니라는 의미의 '디디'로도 불리며 정치 이력과 함께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 국민회의와의 연정을 통한 내각 경험도 풍부하며, 10년 동안의 풀뿌리 정치 운동으로 웨스트벵골주를 30년 넘게 장악했던 인도 공산당 주정부를 몰아내기도 했다.

반면, 인도의 대표적인 정당 중 하나로 마하트마 간디가 설립한 국민회의의 최근 지지세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간디-네루 가문의 정당'이라는 비판이 거세진 한편, 가난한 집안 출신의 자수성가형 인물인 모디 총리를 중심으로 힌두교 근본주의와 민족주의를 내세운 우파 정당인 BJP의 대중 지지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간디-네루 가문의 후계자인 소냐 간디, 라훌 간디, 프리양카 간디 등이 현재로선 모디 총리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상황에서 바네르지 주총리는 지난 2019년 총선 국면에서 23개 야권 정당을 규합해 '반(反)모디 연합'을 이끌기도 했다.

특히, 웨스트벵골주는 모디 총리와 BJP에 있어서 현재 최대 전략적 요충지다.

BJP의 전통적인 기반 지역이었던 중·북부 지역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9000만명으로 인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웨스트벵골주를 장악할 경우 향후 확실한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25일 인날란 묵호파디야이 정치 분석가는 로이터에서 "벵골에서의 승리는 BJP의 '한 국가, 한 정당' 야망에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미 하원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BJP가 향후 상원 과반 확보를 위해선 벵골 지역을 장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디디 바네르지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바네르지 주총리는 지난달 초 4명의 괴한에게 공격받은 사고로 다리를 다쳤음에도 휠체어를 타고 주 전역을 누비며 선거 유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네르지는 방문하는 곳에서마다 모디 총리의 코로나19 실정과 BJP가 내세우는 힌두교 근본주의 폭력성을 역설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웨스트벵골주의 투표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9일까지 한 달여 동안 8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이날 투표는 4번째 진행된 투표였으며, 선거 결과는 5월 2일 발표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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