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필리핀, 최고 수준 외출·이동제한조치 1주 연장

수도권 감염 급증 이어져

[정부는 메트로 마닐라와 주변 4개주에 최고 수준의 외출·이동제한조치를 1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3월 하순, 마닐라시 (사진=NNA)]

필리핀 정부는 3일, 메트로 마닐라와 주변 4개주에서 실시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외출·이동제한조치를 1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4일까지 실시 예정이었던 기한을 11일까지 연장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어, 주민의 외출 및 경제활동을 대폭 제한, 봉쇄를 이어간다. 장기적인 감염대책 및 의료체계 수립에 주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4단계로 구성된 외출·이동제한조치와 관련, 메트로 마닐라와 카비테주, 라구나주, 리살주, 불라칸주에 대해 최고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3월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최고 수준의 조치를 이미 적용해 왔다.

주민들은 식품 구입 등 필수불가결한 사유 이외에는 외출할 수 없다. 기업활동은 식품, 의약품, 은행, 수출가공형 분야만 허용된다. 야간외출은 오후 6시부터 오전 5시까지 금지되며, 철도 운행은 정원을 20~30%로 제한한다.

최고 수준의 외출·이동제한조치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감염 급증사태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4일까지 3일 연속으로 하루 감염자 수가 1만명 이상이었으며, 중환자용 집중치료실(ICU) 사용률은 78%로 위기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감염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현재의 감염 확산의 주요 요인인 관계로, 치료가 확산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대학의 싱크탱크 OCTA리서치에 의하면, 최고 수준의 제한조치가 1주일 이어지면, 감염자 1명이 몇 명에게 전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실효재생산수'는 1.44로, 2주면 1.08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 2주간 병원의 병상사용률은 70%가 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은 3일 회견에서, "예방, 검사, 격리, 치료, 복귀에 특화된 감염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각 부처와 지자체로부터 데이터를 수집, 장기적으로 효율성 높은 대책 강구에 주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스텔라 킨보 하원 의원은 "보건부가 코로나 대책에 대한 접근을 수정하지 않으면, 최고 수준의 외출·이동제한조치는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지적하며, PCR검사 뿐만 아니라 항원검사도 실시해 전체상황을 파악해야 하며, 가족단위의 외출·이동제한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강도 외출·이동제한조치를 실시하는 것은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시민부담 증가가 이어진다. 일시적으로 감염이 억제되더라도 조치 완화 후 사람의 이동이 재차 증가하면, 감염확산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다. 엄격한 외출·이동제한조치로 시간을 버는 사이, 장기적인 감염대책 및 의료체계 구축에 서둘러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