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심 팬데믹 회복 낙관론…세계 경제 양극화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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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3-3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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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부양책·백신접종 중심 경제성장, 국가별 격차 확대"

  • "美 경기회복, 세계경제에 이득이나 신흥 부채위기 촉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빠졌던 세계 경제가 올해는 눈에 띄는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 속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경제 회복 속도 차이가 점차 확대되면서 국가 간 성장 양극화가 심화될 거란 지적도 동시에 등장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백악관에서 발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현재 전 세계는 팬데믹으로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내놓는 동시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각국의 이런 노력이 반영된 듯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상향 조정했다.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인 예측치도 기존 전망치보다 높일 예정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배포 확대로 올해 및 내년 경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MF는 지난 1월 2021년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5.5%, 2022년을 4.2%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팬데믹 이전의 생활을 되찾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경기 회복 시기를 앞당길 거란 의미다.

그러나 이런 낙관론은 개도국, 신흥국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 중국 등 경제 대국의 경기 회복에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도 개도국의 경제는 여전히 팬데믹 상황에 머물러 있고, 회복 가속화에도 물음표가 붙는다는 이유에서다.

게오르기예바 IMF 총재는 “올해 경제 전망이 전반적으로 밝지만, 국가별 성장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경제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들 국가의 성공이 다른 나라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겠지만, 다른 국가의 상황은 다를 것이라고 본 것이다.

IMF는 내년까지 팬데믹에 따른 1인당 국민소득 손해액이 선진국에서 코로나19 이전 대비 11%에 그치겠지만, 중국을 제외한 개도국에선 20%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게오르기예바 IMF 총재는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질수록 신흥국의 부채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의 빠른 경제 회복이 급격한 금리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을 가속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면서 저소득 국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국제 채권시장의 벤치마크로 꼽히는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금리)은 장중 1.776%까지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1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3조~4조 달러(약 453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를 앞두고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영향이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FT와의 인터뷰에서 신흥국 부채 위험을 경고했다고 부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날 FT 인터뷰에서 “세계가 코로나19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적절히 다루지 못하면서 부채의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면서 이런 부채 위기가 개도국의 기아, 빈곤, 사회불안,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30일(현지시간) 기준 세계 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누적자수 추이. [사진=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 제공]


게오르기예바 IMF 총재는 국가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차이가 세계 경제 성장의 양극화를 연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확보 물량과 접종 속도가 선진국과 개도국 간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면서 “이것이 국가 간 경기 회복 속도의 차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선진국의 ‘코로나19 백신 자국 우선주의’가 세계 경제 성장의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오는 4월 19일까지 미국 성인의 9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며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도 7월 말까지 모든 성인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계획이고, 유럽연합(EU)은 올여름까지 성인 70%의 백신 접종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1회라도 접종한 비율은 인구 100명당 7.24명이다.

이스라엘은 인구 100명당 115.19명으로 백신 접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미국은 각각 82.24명, 50.26명, 43.6명을 기록했다. 반면 브라질, 남아프리카, 네팔, 오만, 태국 등의 접종률은 각각 8.51명, 8.22명, 5.49명, 2.74명, 0.15명으로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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