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형제의 난...장남-차남, 주총서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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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1-03-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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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중인 한국타이어가(家)의 장남과 차남이 지주사와 계열사 주주총회 감사위원 선임안 표 대결에서 각각 승리했다.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추천한 후보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감사위원에 떨어졌지만,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감사위원에 조 부회장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선임되면서 사실상 조 부회장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앤컴퍼니는 30일 경기 판교 사옥에서 사내·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주총을 개최했다. 조 부회장은 주총에 참석했지만, 조 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주총에서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표 대결을 벌였고, 조 부회장이 제안한 이 교수가 선임됐다.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중심으로 한 한국앤컴퍼니 이사회가 추천한 김혜경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고배를 마셨다.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감사위원 선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이 교수의 선임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앤컴퍼니 지분율 42.90%인 조 사장과 19.32%인 조 부회장의 의결권이 모두 3%로 제한된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조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도 조 부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율은 차녀 조희원씨가 10.8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0.83% 등이다.

조 부회장은 이 교수가 선임되면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에서 사임한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열린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서는 조 사장 측 감사위원 후보인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이 득표율 84%로 선임됐다.

조 부회장은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주주 제안했지만, 득표율이 16%에 머무르며 선임되지 않았다.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내이사 연임에도 성공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8.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조 부회장의 감사위원 선임안에 찬성하고, 조 사장의 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했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율은 한국앤컴퍼니 30.67%, 조양래 회장 5.67%, 조 이사장 2.72%, 조 사장 2.07%, 조희원씨 0.71%, 조 부회장 0.65% 등이다.

일각에서는 조 부회장이 대표이사 직함까지 걸며 추진한 지주사의 감사위원 선임에 성공한 점을 고려하면 1대1 무승부에도 조 부회장이 그룹 내 영향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형제간 표 대결이 벌어진 감사위원 선임 외 다른 사내·사외이사 선임 건은 모두 이사회 원안대로 가결됐다.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는 원종필 한국앤컴퍼니 전략기획실장이 사내이사로, 전병준 SK이노베이션 상근 고문 등 2명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서는 이수일 대표, 박종호 사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과 표현명 케이티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 선임이 가결됐다.

한국타이어가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조 사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번 주총 표 대결이 무승부가 되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도 꺼지지 않게 됐다. 조 부회장과 장녀 조 이사장이 '연합 전선'을 형성해 경영권 분쟁 2라운드를 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조양래 회장에 대한 법원의 한정후견 판결도 향후 형제간 분쟁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왼쪽)과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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