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경영권 분쟁서 코너 몰린 박철완 상무, 반격 수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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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3-2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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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과 이사회 개혁으로 요약되는 주주제안을 내세우며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상무가 사실상 코너에 몰렸다. 숙부인 박찬구 회장 측이 박 상무와 유사한 수준의 주주환원과 이사회 개혁 의지를 드러내며 반격을 해온 탓에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의 표심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의 인척 등 특수관계인이 경영권 분쟁 전후로 얼마나 지분을 확보했는지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외부 주주를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대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향후 미래 계획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가 박 회장이 상정한 안건에 표를 던지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 23일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박 회장 측인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박 상무 측의 두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지기로 하면서 사실상 중립을 지켰다.

이는 박 상무가 선제적으로 제시했던 주주제안과 유사한 수준의 안건을 이사회가 상정했기 때문이다. 당초 박 상무는 이사회 개혁을 명분으로 보상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 분리 등을 제안했다.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는 동시에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 설치 안건을 상정하면서 박 상무의 제안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반면 박 상무 측은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4명 중 2명이 박 상무 본인과 학연 등으로 얽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이사회 개혁 의지에 대한 의혹을 받기도 했다.

주주환원 측에서도 박 상무가 다소 불리한 모습이다. 박 상무는 선제적으로 금호석유화학이 2019년 대비 7배 이상 배당액을 늘려야 한다고 주주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사회는 3배 이상의 배당액이 합당하다고 안건을 상정했다.

박 상무가 제시한 안건이 더욱 고배당이나 의결권 자문사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 회사에 무리한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는 불리한 상황에 놓인 박 상무가 뚜렷이 역전할 방법이 없다는 평가다. 지금부터 박 상무 측이 대규모 지분을 매집하더라도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없는 탓이다. 실제 박 상무는 최근 본인의 어머니와 처가의 도움으로 지분 매집에 나섰지만 당장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주제안 이전 박 상무가 얼마만큼 특수관계인을 확보했는지에 따라서 주주총회와 이후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의 처가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박 상무의 큰 매형은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이다. 둘째 매형은 장세홍 키스코(KISCO)홀딩스 대표, 셋째 매형은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다. 이들 모두 박 상무를 지원하기 위해 경영권 분쟁 발생 이전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매입했을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 상무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얼마만큼 표를 확보하느냐에 따라서 향후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며 "박 회장 측을 위협할 만한 지분이 확보됐다면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결국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 왼쪽)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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