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쌓인 中, 대학생 소액 대출도 규제… 또 앤트그룹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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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03-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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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금융당국 ‘대학생 인터넷 소액대출 규범화 통지’ 발표

  • "온라인 대부업체가 대학생 소비 대출 부추겨... 규제 강화"

  • 앤트그룹 겨냥한 규제라는 해석도 나와

17일 중국 은보감회가 발표한 대학생 온라인 소비대출 규범화 통지 [사진=중국 은보감회 홈페이지 캡쳐]

#. 베이징에 거주 중인 대학생 A군과 그의 친구들은 최근 온라인 대부업체를 통해 수천 위안의 대출을 받아 애플 제품을 구매했다. 상하이 대학생 B양은 여드름 치료를 위해 온라인 대부업체에서 1만 위안(약 173만원)을 대출했다. 인기 아이돌 팬클럽에 가입한 쑤저우 대학생 C양은 ‘조공’을 위해 2만 위안의 대출을 받았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가 정리한 최근 중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기사 내용이다. 빚을 내 소비하는 중국 젊은층의 과도한 대출 리스크를 보도한 것이다. 이는 높은 부채율로 가뜩이나 우려가 큰 중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최근 당국의 규제 타깃이 된 알리바바의 앤트그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中 대학생 대출 급증세···가계 단기 부채 증가에도 영향
18일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전날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와 인민은행, 교육부,공안부 등은 공동으로 공고를 내고 소액 대출회사들에게 대학생의 온라인 소비대출상품 판매를 금지하라고 명령했다.

‘대학생 온라인 소비대출 관리 감독 업무에 대한 통지’로 명시된 이 공고는 “최근 일부 온라인 금융 플랫폼이 대학 캠퍼스에서 대출 판매 마케팅을 시행해, 대학생의 과소비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중국 대학생의 대출 급증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4000만명이 넘는 중국 대학생을 타깃으로 대출 판매 행위를 펼치며 일부 대학생이 ‘고액 대출의 덫’에 걸리게 된 것이다. 이들은 미용 시술, 명품 구입 등의 사치를 위해 많게는 수만 위안씩 대출을 온라인으로 손쉽게 진행하면서 점점 빚더미에 앉게 됐다고 21세기경제보도는 설명했다.

문제는 대학생 대출 급증세가 단기 가계부채 증가세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중국의 단기 가계 부채는 8조8150억 위안에 달한다. 지난해 7조 위안에 불과했던 규모가 짧은 시간 내 역대 최고 수준인 2019년 말 10조 위안에 근접하게 된 것이다.

이는 가뜩이나 부채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현재 중국의 총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8년 138%에서 2017년 243%, 2019년 245.4%를 거쳐 2020년 3분기 270.1%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보감회는 ▲소비를 목적으로 한 대학생의 온라인 대출 상품 판매 금지 ▲대학생의 금융 교육과 선도 강화▲지역별 대학생 온라인 대출 관리 감독 강화 ▲고리대금, 불법대출 등 범죄 단속 강화 등 조치로 온라인 금융 업체를 규제하겠다고 강조했다.
中 금융당국 "앤트그룹 소액대출 사업이 中 가계부채 급증 부추겨"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알리바바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6월 기준 앤트그룹이 제공한 소비자 대출 규모가 1조7500억 위안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중국 총 단기 가계부채의 5분의 1수준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11월 앤트그룹의 상장을 돌연 연기한 배경에도 앤트그룹이 소액대출 사업을 통해 중국 가계부채 급증 우려를 부추겼다는 비판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최근 들어 더 강력해진 중국 당국의 알리바바 옥죄기도 이 해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앞서 지난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대형 기술업체들에 대한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후, 알리바바는 잇달아 중국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됐다. 당국으로부터 알리바바가 소유한 신문·방송 관련 지분을 모두 매각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중국 내 앱스토어에서 브라우저 앱이 삭제되기도 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금융 당국의 이번 조치는 앤트그룹을 포함한 중국 핀테크 기업에 다시 한 번 충격을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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