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어 '마켓컬리'도 미국行..."제2의 쿠팡 더 나온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보미 기자
입력 2021-03-14 12: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쿠팡뿐 아니라 마켓컬리도 미국 주식시장 상장에 나서면서 이커머스업계 지각변동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마켓컬리는 올해를 미국행 최적기로 판단하고, 역량을 기업공개(IPO)에 집중하기로 했다. 빅 플레이어 위주로 재편돼 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는 해외 IPO와 자금조달이 업계 전반으로 번져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켓컬리 CEO 전 간부 모아 IPO 협업 당부

14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김슬아 대표는 최근 팀장급 이상 간부를 모두 모아 미국 IPO 추진에 대한 협업을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보다 더 큰 자본시장으로 가야 할 필요성과 배경을 직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마켓컬리는 2018년 IPO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택한 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해왔고, 그동안 상장 시기가 거론될 때마다 아직은 성장에 주력할 때라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김 대표가 미국 증시 상장으로 계획을 선회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미국 공모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쿠팡의 미국 상장 계획 발표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지만 쿠팡은 이를 딛고 '잭팟'을 터트렸다.

이번 IPO에서 당초 예상보다 5배가량 많은 5조원대 자금을 조달했고,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미국에 상장한 최대 기업이 됐다. 12일(현지시간) 기준 쿠팡 시가총액은 100조원에 달한다.

마켓컬리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해 미국 증시 상장 요건에 바짝 다가설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손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 IPO 시장과 달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성장성 또는 사업성을 높게 쳐준다. 마켓컬리가 국내 대신 미국행을 택한 두번째 이유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 역시 해외 증시로 발걸음을 돌린 이유다. 이번 IPO로 실탄을 장전한 쿠팡이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고, 다른 경쟁사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합종연횡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 역시 결단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마켓컬리는 연내 가장 빠른 시점에 상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며 "시장 상황이 달라지기 전에 상장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K-이커머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슬아 대표를 인터뷰하면서 마켓컬리 기업가치를 8억8000만달러(약 1조원)라고 소개했고, 회사 내부자료를 인용해 마켓컬리 이용자의 재이용률이 60%로 업계 평균치(29%)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크고 올해 그 규모가 1160억달러로, 작년보다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온라인 시장의 강점으로는 자체 물류 시스템을 통한 안정적인 배송 등을 꼽았다.

이미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쿠팡의 가치는 100조원이었다"며 "이는 작년 쿠팡이 기록한 매출 13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주가매출비율(PSR) 7.6배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는 "일부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이고, 결국 빠질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쿠팡이라는 기업을 글로벌 투자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미국 상장에 나서는 국내 기업이 대폭 늘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대표적으로 야놀자와 스마트스터디 등이 거론된다. 스마트스터디는 쿠팡의 성공적 데뷔와 함께 나스닥 상장설이 다시 주목받았고, 최근 모회사인 삼성출판사 주가를 끌어올린 바 있다.

야놀자는 하반기 국내 증시 입성을 목표로 IPO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나스닥에 상장한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를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3~5조원에 불과한 기업가치가 미국에서 10조원까지 높아질 수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계획을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미국 직상장이 무조건적인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다. 실제 1999년 이후 10곳에 달하는 국내 기업이 미국 증시에 진출했지만, 현재 게임업체인 그라비티만 남아 있다.

이베이에 인수된 G마켓을 비롯해 미래산업, 하나로텔레콤 등 나머지 9곳은 인수·합병(M&A)이나 거래부족, 비용부담 등을 이유로 모두 상장폐지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