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비대면 교육 1년째인데... EBS 온라인클래스는 오류투성이

강일용 기자입력 : 2021-03-09 14:07
개학 1주일 지났지만 온라인클래스 오류 계속... 교사·학생 불만↑ 교사 절반은 온라인클래스 '불안정하다' 평가 5개월 만에 만든 플랫폼, 시간 촉박했다 지적

초등학교 개학식 영상.[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공교육을 시작한지 1년이 되어가지만, 교육 정상화를 위해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비대면 공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할 원격수업 플랫폼 EBS '온라인클래스'는 여전히 간헐적인 장애를 일으키고 있고, 장애에 불만을 가진 교사들이 다른 원격수업 플랫폼을 택함에 따라 학생들은 난립하는 원격수업 플랫폼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교육부 책임론이 나오는 이유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온라인클래스에서 간헐적인 접속 불가와 기능 오류가 보고됐다. 지난 5일 교육부와 EBS가 이번 주부터 온라인클래스가 정상 운영되도록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다른 결과다.
 
당시 EBS는 초·중·고등학교 개학 이후 온라인클래스가 접속불능·기능오류 등의 문제를 일으킨 것을 사과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지만 (온라인클래스를) 신속하게 개선하고 보완해 20만명의 이용자가 쌍방향 화상수업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학습관리체계가 안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교사 커뮤니티는 온라인클래스의 오류를 성토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접속 불가, 기능 오류, 접속 중 튕김 등 서비스 자체의 문제부터 동영상 업로드 불가, 수업자료 열람 불가 등 데이터베이스 관련 문제까지 다양한 오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학생들은 소리를 들을 수 없거나 출석 체크를 하지 못하는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관련 오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코로나19대응원격교육인프라구축과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선생님과 모의테스트를 했을 때는 (온라인클래스에) 문제가 없었다. 잘 안되는 추가 기능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 절반 "온라인클래스 불안정해"
 
온라인클래스의 문제는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교사 10명 중 온라인클래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3명 수준에 불과했다. 여기에 온라인클래스를 사용하는 교사의 절반은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 3~4일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74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9.1%(290명)가 온라인클래스나 한국교육학술정보원 'e학습터' 대신 줌, 구글 클래스룸(구글 미트) 등 외산 원격교육 플랫폼을 이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클래스를 사용한다는 교사는 33.2%, e학습터를 사용하는 교사는 27.7%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의 52.2%는 '현재 사용하는 원격 수업 플랫폼이 안정적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외산 플랫폼에 대해 내린 평가다.
 
온라인클래스를 사용하는 246명의 교사 중 47.5%가 '안정적이지 않다'고 답했고, '안정적이다'고 답한 교사는 26.4%에 불과했다.
 
다른 국산 원격교육 플랫폼인 e학습터는 사용 교사 205명 중 '안정적이다'고 답한 교사가 55.6%에 달해 온라인클래스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특히 외산 플랫폼은 이용 교사 중에 '안정적이다'고 답한 교사의 비율은 71.7%에 달했다. 온라인클래스와 외산 플랫폼의 안정성에 약 3배에 달하는 격차가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교사들은 온라인클래스의 문제로 '메뉴·기능 안정성'을 꼽았다. 반면 e학습터와 외산 플랫폼은 '사용 편의성'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신학기 수업 준비 상황 점검하는 유은혜 부총리.[사진=연합뉴스]


◆5달 만에 만든 원격수업 플랫폼... 교사·학생 상대로 '베타테스트' 지적
 
이렇게 온라인클래스의 안정성이 타 원격교육 플랫폼보다 떨어지는 이유로는 5달에 불과한 촉박했던 개발 기간이 꼽힌다.
 
IT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온라인클래스(ebsoc)는 지난해 운영된 온라인클래스(oc.ebssw)와는 다른 서비스다. 교육부와 EBS는 온라인클래스에 클래스 개설, 출결 확인, 녹화 영상과 수업 자료 업로드 등 학습관리시스템(LMS) 기능만 있고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 기능은 없다는 지적에 관련 기능을 추가하고 서비스를 전면 재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 9월 SI 사업자인 GS ITM을 구축 사업자로 선정하고 약 38억원의 예산을 들여 온라인클래스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2월 15일 시범 개통, 2월 23일 기능 정상화, 3월 2일 정식 개통이라는 새 온라인클래스 운영 일정을 세웠으나, 시범개통 때부터 접속과 오류 문제가 나오는 등 서비스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비대면 교육을 책임질 핵심 플랫폼을 5달 만에 만들어 운영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연희 교육부 평생미래교육국장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개발사로부터 5개월 만에 구축 가능하다는 보장을 받아서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기능적 오류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던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불편 해소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교육부와 EBS가 택한 대응책은 작년과 같았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 GS ITM 본사에 대응 사무실을 차리고 서비스 보수·고도화(GS ITM), 화상수업 안정화(NHN), IT인프라 안정화(네이버클라우드) 등 관련 인력을 투입해 서비스 긴급 유지·보수에 나섰다. 개학한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온라인클래스는 서비스 안정화, 오류 수정, 기능 추가를 하고 있다. 전국 초·중·고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교총은 "플랫폼 오류에 대한 책임과 민원은 모두 일선 학교와 교사에 쏟아지고 있다. 교육 당국은 애드벌룬만 띄우고 교사가 뒷수습 하는 무책임 행정을 중단하라"고 성명을 냈다.

◆외산 플랫폼 텃밭 될라... 온라인클래스 개선 계속돼야
 
그런데도 교육계에선 교육부와 EBS가 지속해서 온라인클래스를 개선해 오류를 없애고 현재 목표인 최대 30만명의 쌍방향 화상수업 지원을 향후 100만명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온라인클래스, e학습터, 줌, 구글 미트 등으로 흩어져있는 쌍방향 화상 수업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해 학생들이 수업마다 플랫폼을 갈아타는 불편함을 없앨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총은 교육부와 EBS를 성토하는 성명문에서 "정부와 교육부가 포스트 코로나 교육을 대비하기 위해 안정적인 한국형 원격수업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며 통합 원격수업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비대면 공교육에서 원격수업 플랫폼을 선택할 권한은 일선 교사들에게 있다. 때문에 교사의 익숙함 또는 선호도에 따라 학생들은 매 교시 플랫폼을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IT 기기와 네트워크 상황이 다른 만큼 단순히 불편한 것을 넘어 쌍방향 화상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구글 미트는 학교 차원에서 가입해서 학생들에게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나눠줄 수 있지만, 줌은 실명 인증이 필요한 탓에 일부 학생이 아이디와 패스워드조차 만들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외산 플랫폼의 국내 교육 시장 잠식 문제도 거론된다. 줌은 화상수업에만 활용되고 LMS 기능은 없기에 온라인클래스, e학습터와 병행해서 사용해야 하지만, 구글 미트를 품고 있는 구글 클래스룸은 LMS 기능을 포함해 비대면 교육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

편하다고 공공 원격수업 플랫폼을 외면하면 결국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일부 국가처럼 비대면 교육 시장을 통째로 미국 기업인 구글에 헌납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게다가 줌은 교육 용도로 화상 수업을 무제한 진행할 수 있었던 정책을 오는 7월 31일 중단하는 만큼 유료화와 이에 따른 예산 이슈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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