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재 칼럼-지금·여기·당신] ​대선 D-365…눈 부릅뜨고 지켜봐야할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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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논설위원
입력 2021-03-0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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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도·실용 40% 유권자가 대선드라마 주인공

  • 말과 행동-세력-경험 꼼꼼히 체크


대통령 선거가 정확히 1년 남았다. 날짜를 계산해보면 오늘(3월 10일)에서 정확히 365일 뒤가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2017년 5월 9일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임기는 5년, 단 한 번(단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바람에 1987년 이후 매 5년마다 12월에 치른 대선 일정이 바뀌었다. 공직선거법에 정해진 차기 대선은 현직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날 70일 전 이후 첫 번째 수요일이다. 단, 공휴일이 있는 주에는 그 다음 주로 연기된다.

문 대통령 임기 만료일인 2022년 5월 9일 기준으로 D-70일은 2월 28일이고, 그 이후 첫 수요일은 3월 2일이다. 그런데 3월 1일이 공휴일이라 그 다음 주로 한 주 연기돼 3월 9일 수요일이 대선일이다. 앞으로 개헌이 이뤄지지 않는 한 대선은 우리 땅에 동백꽃, 산수유꽃, 매화가 피는 2말3초에 치러진다.

요즘 대선 1년을 앞두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거의 대부분 언론사는 대선 관련 기획기사를 쏟아냈다. 현재 주요 후보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다 ‘윤석열 변수’ 등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한다. 범여권 후보 13용(龍)을 거론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정치인, ‘그들’에 대한 얘기다.

정치권을 분석·전망하면서, 앞으로 1년 남은 대선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누가 될지 내다보는 건 공허하기 짝이 없다. 정치는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생물인데, 1년을 앞두고 그 생물이 어떻게 될지 떠드는 셈이다. 정국은 변화무쌍할 테고 언제 어디서 대선판을 뒤흔들 메가톤급 변수가 등장할지 아무도 모른다. 어느 정치 신인이 갑자기 뜨고 한 방에 훅 갈지는 점쟁이도 모른다. 벌써부터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되면 안 되는지 말싸움하는 건 에너지 낭비다.

그래서 정치인과 정치권,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유권자, ‘우리들’이 남은 1년을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물론 유권자 중 일찌감치 마음을 정한 이들도 있을 터. 하지만 특정 진영 혹은 정당의 후보를 변치 않고 찍어온 ‘집토끼’들도 잘 봐야 한다.

진영·정당별로 후보가 확정되고 투표 며칠 전까지 누가 최종 후보로 나설지 모르기 때문이다. 집토끼들이 누구를 선택할지 투표 직전까지 결정하지 못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대선 출마 선언, 후보 사퇴, 후보 단일화, 창당, 탈당, 합당 등 군웅할거(群雄割據), 합종연횡(合從連橫)이 앞으로 1년 동안 펼쳐질 거다. 그 가능성만큼은 100%다.

그럼에도 양 극단 골수 지지층 각각 20% 정도는 고정변수다. 오로지 팬심을 갖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건 말릴 수 없다. 또 “○○○는 절대 싫다”며 특정 진영을 혐오, 저주하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에 절대 투표하지 않는 선거 비참여자 20% 안팎을 빼면, 실제 40% 유권자가 1년 남은 대선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보수, 진보 아닌 중도실용주의자로서의 부동층 40%에 속하는 유권자는 이제부터 꼼꼼히 봐야 한다. 부동층은 단순히 지지 정당이나 후보가 없는 이들도 있고, 또 ‘누구만 아니면 된다’라고 생각하는 적극적 부동층도 있다. 대부분이 진영논리, 지역감정 등에서 자유롭거나 그러려고 노력한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을 갖고, 진영 논리에 빠져 있지 않은 40% 유권자들은 다르다. 

보수와 진보, ‘친문’, ‘반문’ 진영 논리도 허울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내가 어느 진영에 속하는지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보다는 굳이 그런 구분을 무의미하다고 보는 이들이 더 많다. 정치 성향을 묻는 질문에 ‘중도’, ‘모르겠다’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세상을 이분법적 시각으로 보는 걸 거부하고,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기준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가진다. 이념과 진영에 매몰되지 않는 유권자들이 세상을 바꾸게 마련이다.

그래서 40%에 해당하는 유권자라면 대통령하겠다고 나오는 사람과 그 세력을 지금부터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정확히 1년 남은 오늘부터 시작이다. 1년 내내 무조건 당선만을 위해 거짓말과 쇼로 혹세무민하는 후보와 세력이 출몰할 거다.
 


그러면 무엇을 봐야 할까. 거창한 준비는 없다. 대선에 나가겠다는 사람과 그 세력을 평가할 기준을 잘 잡으면 된다. 그 기준은 당연히 나와 우리의 안전, 잘 먹고 잘 사는 삶이다. 그 후보와 세력에게 점수를 주면 된다. 거꾸로 나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내 재산과 직장·지갑을 불안하게 하려는 이들에게는 차근차근 X표를 주면 된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과 그 주위 세력의 능력, 인성을 나만의 기준으로 잘 판단하자. 앞으로 1년 동안 특정인과 세력을 먼저 선택하기보다는 수많은 후보 중에서 하나하나 빼는 방식으로 하면 좋겠다.

나와 우리의 안전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등 위기 대응 △한반도 평화 △미·중·러·일 강대국 외교 △기후 위기와 환경 등을 꼽을 수 있다.

먹고사는 문제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한 경제, 즉 △성장과 분배 △양극화 해소 △내 집 마련 △세금 정책 △기본소득 △복지정책  등이 될 거다.

우리가 분노하는 △불공정과 가짜 정의 △기득권의 부정부패 △낭비되는 세금 등도 살펴보자.

이를 살펴보며 무엇보다 파괴와 적대가 아닌 생산과 통합을 주목해야 한다. 생산적인 말, 믿음직한 행동, 이를 뒷받침할 세력이 과연 누구일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1년 동안 무수히 많이 등장할 대통령 지원자들은 대한민국을 다시 바꾸겠다고 일제히 말할 거다. 기존의 정치, 기득권자들을 혁파하겠다는 주장이 그저 청산, 없애기 위한 파괴에 그쳐선 안 된다.

대통령이라는 자리, 또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과 세력은 5년 동안 나라를 이끌 청사진을 ‘생산’하는 자리다. 그 생산은 정책과 공약으로 구체화되는데, 이를 제대로 꾸준히 이뤄낼 능력과 인성, 그에 걸맞은 세력이 함께하는지를 이제부터 평가하자.

지금, 앞으로 당분간 여론조사는 최종 선택을 위한 참고용이다. 구체적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이미지 투표 성격이 짙다. 정치인이나 유권자 모두 여론조사에 혹해서는 원하는 걸 이루기 힘들 거다.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한 최선의 정치인은 없다. 앞으로 365일 동안 누가 차선인지 혹은 차악인지 그의 말과 행동, 함께하는 사람들을 눈 부릅뜨고 지켜보자.

2022년 3월 9일 수요일, 동그라미(O) 안에 점 복(卜)자가 새겨진 도장을 어느 당, 후보 이름 옆에 찍을지 지금부터 잘 봐야 한다. 두루두루.

1년 내내 방영될 정치 일일드라마의 주인공은 '그들'이 아니라 40% 중도·실용 유권자,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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