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백신 정국 관건은 '백신 불안감' 해소

전환욱 기자입력 : 2021-03-07 16:52
경기도 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는 이번 달 맞기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보류하기로 했다. 최근 백신 접종 직후 사망자가 속출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터에서 눈치는 좀 보이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맞은 후에 안전성이 좀 검증되면 접종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접종 시작 며칠 만에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솔직히 겁이 나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장정이 시작한 가운데, 7일 백신 접종 개시 9일 만에 백신 접종 후 사망 의심 사례가 9건 발생했다. 올가을까지 계획된 백신 접종 일정 초반부터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연일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백신 접종을 둘러싼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백신 관련 가짜 뉴스를 엄벌하겠다며 단속에 나섰다. 백신 가짜 뉴스 확산 방지는 백신 접종 정국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그것만으론 백신 관련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백신의 안전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조치와 투명한 정보공개가 선행돼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이 5일 오전 의사, 간호사를 비롯해 보건의료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백신 불안감이 지속하면 백신 접종 거부자가 늘어날 수 있고, 이는 백신 접종 계획 실행에 있어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당초 방역 당국이 세운 집단면역 계획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우선 백신 접종 불안감으로 인해 집단면역 계획이 늦춰지면 사회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일차적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코로나19 방역 관리와 검사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이 발생한다.

질병관리청과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코로나19에 확진되면 환자 1명당 최소 4400만원의 질병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질병비용은 의료비와 역학조사 등 환자 관리에 들어간 비용, 노동생산성 손실을 모두 합친 것으로 직접 의료비, 직접 비(非)의료비, 간접비 3가지로 산정한다. 직접 의료비는 코로나19 환자 95.5명이 총 6억원, 1인당 625만원의 의료비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와 방역에 드는 직접적인 비용 외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합 제한 조치로 영업에 차질이 생긴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발생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연간 경제 피해 규모는 기존 정상 성장경로 대비 명목 국내총생산(GDP) 67조2000억원 손실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집단면역 계획이 미뤄질수록 하루하루 사회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 속에서, 계획에 차질을 줄 수도 있는 변수는 하나라도 해소하고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며 국가의 책무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도록 만드는 '백신 불안감'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지점이다.

정부는 백신 불안감 해소를 위해 무조건 '안전하다', '믿으라'고 다그치기보단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 내에서 국민 스스로 백신 접종이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연일 발생하는 백신 접종 후 사망 의심 사례에 대한 적극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어떤 조건이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성 여부를 밝혀주는지, 사망자의 사례에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등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절실하다.

 

[사진=전환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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