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내일 ‘결단의 시간’…결과 상관없이 文 리더십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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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02-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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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복귀 기대하며 주말동안 추측성 보도 적극 대응

  • 檢 중간급 인사 시점 등 정황상 ‘사의 고수’에 무게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달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무부의 검찰 인사에 반발해 사의 표명 후 휴가를 떠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오는 22일 돌아온다.

신 수석이 ‘돌아온다’는 의미는 업무에 계속 매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18일부터 이틀 간 연차를 내고 주말 포함 숙고의 시간을 갖고 있다. 신 수석은 자택인 서울 용산이 아니라 지방에서 머무르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들을 통해 들리는 얘기들을 종합하면, 신 수석은 여전히 사퇴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귀’한 신 수석이 4일 간의 숙고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청와대는 신 수석의 휴가 복귀 하루를 앞두고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상황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전날인 20일에는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이례적으로 출입기자단에 자신 명의의 두 차례 공지를 보내며 사태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정 수석은 출입기자단에 보낸 첫 번째 메시지에서 “대통령의 재가 없이 법무부 인사가 발표됐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무리한 추측보도 자제를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앞서 한 언론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 없이 인사를 강행하고, 이에 반발한 신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들이 계속되자, 정 수석은 한 시간 뒤 두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 정 수석은 “검찰 인사 과정과 관련해 근거 없는 추측 보도가 잇따르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메시지는 조만간 단행될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측근의 요직 발령설이 제기됐다는 보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 수석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검찰 후속 인사까지 확정된 것처럼 추측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보도 자제를 재차 당부했다.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신 수석을 자극할 만한 이슈에 대해서 적극 대응하며 업무 복귀에 대한 ‘시그널’을 계속 보낸 셈이다.

그렇다면 이와 별개로 ‘누가 직접 만나 마음을 돌리고 있느냐’가 관심사다. 당·정·청 고위급 채널을 가동해 사의를 굳힌 신 수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설득 작업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소수의 고위급 소통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수석과 직접적인 갈등 관계에 놓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지난 18일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 대통령 보좌를 함께 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만남을 희망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놨다.

하지만 고위급 인사든 박 장관이든  신 수석과 실제 만남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박 장관의 발언도 사실상 사후에 나온 ‘립서비스성’ 발언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신 수석이 박 장관에 대해 “다시 볼 일이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설도 나왔다.

여권 내에서는 문 대통령과 신 수석과의 가까운 관계를 의식한 듯 공식적인 비판은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자칫 ‘시한폭탄’을 건드려 사퇴로 이어질 경우, 만만치 않은 후폭풍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 된 신 수석은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하면서 당시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을 지낸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법률 자문,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당선 후 신 수석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임명했다. 2018년 국정원을 떠나 김앤장으로 돌아갔지만 2년여 만에 문 대통령이 다시 민정수석으로 발탁했을 만큼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22일 오전 문 대통령 주재의 회의 참석 여부가 신 수석의 복귀 가능성을 엿 볼 수 있는 마지막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에는 수석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도 예정돼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법무부는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찰 중간간부급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한다. 휴가 기간 중에 중간간부급 인사를 신 수석과 논의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발표 시점을 두고도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중간 간부급 인사에 가장 핵심은 주요 수사팀의 유임 여부다.

월성 원전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인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맡은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 이용구 법무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을 담당한 이동언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권상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 등이 인사 대상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대통령의 20년 지기로서 신뢰를 쌓아온 인물이 팽 당하는 상황은 대통령 본인의 의지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면서 “신 수석이 내일에 복귀하면 박 장관이 언급한 이른바 ‘우리 편’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이 정권의 두 번째 윤석열이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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