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샌드박스 시행 2년, 혁신기술 늘었지만...경제계 "보완입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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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2-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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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과제 81% 차지하는 실증특례, 유효기간은 최대 4년

  • 지속적 보완 요구에 정부·여당 ‘2월 임시국회 처리’ 약속

  • 대한상의 2주년 성과발표회, ‘빛 본’ 혁신기술 선봬

‘규제 샌드박스 5법’이 시행된지 2년이 넘었지만 경제계는 보완 입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이달 임시국회에서 보완 입법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내실을 다진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정부 기획조정실은 2일 규제 샌드박스 2주년을 맞아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2019년 1월 17일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을 시작으로 같은해 4월 금융혁신법과 지역특구법, 같은해 7월 행정규제기본법 등 규제 샌드박스 운영의 근거가 되는 5개 법안이 시행된 지 2년을 맞아 기획됐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지난 7년간 최다 성과는 샌드박스"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7년여 임기 동안 가장 성과가 많은 일 중 하나가 샌드박스”라며 그간의 성과를 소개하면서도 “기업들이 사업성과 안전성을 실증한 경우 임시허가가 다시 연장될 수 있게끔 법 개정을 국회와 협의하고 있다”며 입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박 회장이 언급한 법 개정은 규제 샌드박스 관련 법 조항 중 최대 2년에 1회만 연장할 수 있도록 한 실증특례 제도의 유효기간을 조정하는 내용이다.

규제 샌드박스 특례는 임시허가와 실증특례로 분류되는데, 이중 실증특례로 분류된 사업은 1회 연장을 고려해도 최대 4년까지만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업계를 중심으로 법이 개정되는 속도를 고려할 때 4년이 기한이 짧다는 지적이 입법 당시부터 계속됐고, 2년의 1차 기한 종료가 임박하자 다시금 개정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경제계는 “4년 동안 문제가 없이 사업성과 안전성 등을 검증받았는데 느린 제도 변화 탓에 규제 대상에 포함돼 혁신기업이 폐업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규제 샌드박스 5법을 근거로 승인된 과제 410건 중 약 81%에 해당하는 332건이 실증특례로 분류됐을 정도로 규제 샌드박스에서 실증특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4년간 문제가 없으면 특례 기간에 제한이 없는 임시허가로 재분류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 통과가 중요한 이유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정부와 여당에서도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호응했다. 정부는 이날 2주년 성과발표회를 맞아 “승인과제 중 법령개정 필요사항을 주기적으로 관리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회와 수시로 협의해 규제법령을 적극적으로 개정해 나가겠다”고 규제 샌드박스의 내실화를 약속했다.

이에 앞서 1일에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민생과 경제 회복에 집중하겠다”며 “규제샌드박스 5법 등 규제혁신 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해당 개정안이 통과돼 다음달 말 임기를 마무리하는 박 회장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밖에도 ‘적극적인’ 적극행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기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적극행정을 통해 아예 샌드박스를 거치지 않고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 완화, 샌드박스 허가 등을 판단한 공무원에 대한 적극행정 면책을 명문화하는 데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요응답형 버스·방역로봇' 등 샌드박스로 탄생한 혁신기술 눈길

남은 과제가 많긴 하지만 규제 샌드박스 시행 이후 2년간 크고 작은 성과도 거뒀다. 이날 행사에서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빛을 본’ 다양한 혁신기술을 시연하는 행사가 열렸다.

현대차는 ‘수요응답형 버스’를 온라인으로 선보였다. 인천 영종도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목적지를 입력한 후 호출 버튼을 누르자 16인승 버스가 집 앞 정류장으로 달려왔다.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한 도구공간은 방역로봇, 순찰로봇 등 4대의 로봇 ‘디봇’을 선보였다. 방역로봇이 건물 내를 구석구석 소독하고 순찰로봇이 실내 공기질을 점검했다.

지난해 5월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개소한 것도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지원센터를 통해 민·관은 평균적으로 매일 1건의 혁신을 지원하고 매주 2.5건을 시장에 내놨다.

박 회장은 “문을 연 지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발굴된 혁신 과제가 220건이 넘고, 현재까지 91개 사업에 기회의 문이 열렸다”며 “공유주방은 식품위생법을 60년 만에 손 봐 사업이 항구적으로 허용된 결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규제샌드박스 2주년 성과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세균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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