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지정된 지 8개월…開花 늦어지는 퇴직연금 RA 서비스

퇴직연금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알아서 수익률을 관리해주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시장 개화가 예상보다 더디다. 제도화 과정의 엇박자, 성숙하지 못한 시장, 사업자의 비전 등이 엇갈린 탓이다. 퇴직연금 RA에 대해 숙고하는 사업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에서 이미 주요 시장으로 자리 잡은 퇴직연금 RA시장이 국내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KB국민은행이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에 이어 세 번째로 퇴직연금 RA서비스를 도입한 가운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서비스 출시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예정대로 4월에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제휴 퇴직연금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중 현재 한국투자증권에서만 한투운용의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다른 판매사 서비스 개시는 미확정 상태"라고 전했다. KB증권은 다음달 말 퇴직연금 RA서비스를 출시한다. KB증권은 당초 자체 개발을 추진했으나 외부업체와 협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예상보다 일정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연금 RA서비스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일임업자가 운용 알고리즘을 개발해 서비스를 출시하면 해당 회사들과 제휴를 맺은 은행 및 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가 자사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형식이다. 지난해 말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퇴직연금 RA가 도입되면 증권뿐 아니라 은행에서 투자를 통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사업자들의 RA서비스 도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샌드박스 지정 이후에도 실무와 관련된 세부적인 논의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정식 서비스 출시까지의 일정이 지연됐다. 여기에 더해 대부분 자사 자체 기술력이 아닌 핀테크, 운용사 등과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개발하다 보니 신속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퇴직연금 주요 사업자 중 한 곳은 퇴직연금 RA서비스와 관련해 전략을 전반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RA서비스를 서두르기보다 법인 영업을 통한 규모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퇴직연금 RA시장의 개화에 기대를 걸어온 RA일임업자들은 서비스 개발 및 출시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RA제도화 과정에서 IRP 1개 계좌당 신규 금액 연간 900만원 한도로 예상보다 예치 규모가 작아진 것이 수익성 차원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며 "실제 서비스를 통해 수익률을 검증하면 한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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