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미래] 이재용 부재에도 투자·고용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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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1-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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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재계는 일제히 안타까움과 함께 비단 삼성의 앞날 뿐만 아니라 경제계 전반의 불투명성이 심화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1심 선고로 인해 2017년 한 차례 구속 수감됐던 바 있다. 삼성 관계자들은 당시 그가 부재했던 1년을 '암흑기'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만큼 삼성의 앞날이 불투명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기업의 본분인 투자와 고용의 키는 총수 의지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번 파기환송심 선고에 대해 이 부회장과 검찰 모두 상고를 포기하면서 남은 1년 6개월 간 삼성은 ‘총수 부재’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지게 됐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뉴 삼성’을 모토로 추진해온 '반도체 비전 2030' 추진 여부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비전 2030은 이 부회장이 지난 2019년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밝힌 포부다.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분야 R&D 및 생산시설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말을 한지 불과 2년이 채 안된 지금, 이 부회장은 결국 영어(囹圄)의 몸
이 되고 말았다. 스스로 가장 어려울 때가 아닐 수 없는 지금, 과연 삼성의 투자는 이어질까. 업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당초 예고한 투자는 계획대로 차분히 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첫 출근날부터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핵심사업장인 평택캠퍼스를 찾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재구속으로 이 부회장이 직접 대규모 투자와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힘들어진 점이 난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투자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은 한 두달만 의사결정이 미뤄져도 한순간에 뒤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도 이런 위기의식을 이미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우리가 한순간 방심하면 삼성도 망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 체제에 사실상 돌입, 계열사별 CEO를 중심을 총수 부재 상황을 1년 반 가까이 어떻게든 견뎌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실형 선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8일 이 부회장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사진은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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