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대출만기 추가 연장 불가피"...커지는 '빚폭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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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01-1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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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오는 3월 종료되는 125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원금 만기를 추가 연장한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연장 조치가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은행권은 무차별적인 지원은 향후 '빚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선별 지원과 이자 상환 등으로 대출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뤄준 이자만 약 950억원인데 연명치료로 연장할 경우 향후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계획'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오는 3월 종료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출 원금 만기 연장이 불가피하다"며 "금융권의 건전성이나 수익성을 볼 때 충분히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은 위원장은 "대부분 많은 차주들이 돈을 갚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다시 한번 만기연장을 해도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방역상황, 실물경제 동향, 금융권 감내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시적 금융조치를 추가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가이드라인을 시행 중이다. 당초 지난해 9월 말까지 시행 예정이었지만 오는 3월까지 추가 연장된 상황이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재확산 및 실물경제 부진으로 소상공인·기업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175조원+α 민생·금융안정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며 "또한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증가한 부채 잠재 리스크를 세심히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 위원장은 "은행권에서 이자상환 유예에 대해 옥석을 못 가린다는 우려로 반대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많은 차주들이 이자를 잘 갚아나가고 있다"며 "금융권 건전성과 수익성을 볼 때 그 정도는 금융권에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해 원금과 이자 상환 유예를 모두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내용 등은 업계의 의견을 취합하겠다면서도 기존 입장을 강조한 셈이다. 
 
또한 유예된 이자의 경우도 규모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은 위원장은 "지금까지 만기연장은 35만건, 원금상환까지 하면 총 40만건이 되는데 이 40만건에 대해 전부 다 이자를 안 갚은 것이 아니라 1만3000건(3.2%)만 이자를 안 내고 나머지는 다 냈다"며 "매우 놀라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중소기업 및  이자상환을 유예한 금액은 약 4조7000억원 규모에서 1만3000건인, 1570억원이다. 단 장기적으로는 대출, 이자 유예 없이는 자영업 가구 5분의 1이 적자에 빠질 수 있다고 금융위는 내다봤다. 선별지원으로 방향을 바꿀 경우 한계 기업들이 연쇄 도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특히 은 위원장은 각 은행별로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는 차주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 있다고 내다봤다. 은 위원장은 "이자가 아니어도 옥석을 가릴 수단은 있다"며 "은행 창구에 있는 분들이 거래기업에 대해 항상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각 기업의 공과금 지급 현황 등 기업의 재무지표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 각 은행의 자체 컨설팅 프로그램, 개인사업자 대출, 자체 프리워크아웃 등으로 부실 위험을 선제적으로 줄여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은 위원장은 한시적 조치 이후 연착륙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 극복 이후 정상화는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대출 이자 상환의 경우도 분할해서 지급하도록 연착륙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8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 금융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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