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상원 2석 싹슬이?...'블루웨이브' 1등 공신은 트럼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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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0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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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아州서 오소프-워녹 모두 당선 유력...'박빙 승부' 끝 정치지형 변동 예고

  • 트럼프 '대선 불복' 행보에 "자충수로 '쉽게 이길 선거' 모두 패배" 거센 비판

미국 상원의회 다수당을 결정할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 모두를 가져가 '블루웨이브' 달성할 공산이 커졌다. 민주당 소속 라파엘 워녹과 존 오소프 후보가 두 차례의 투표 끝에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을 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당은 초박빙의 승부를 벌였지만, 결국 민주당의 승리를 가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충수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N과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가 현재 98% 개표된 가운데 민주당 소속 오소프 후보와 워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로써 조지아주에 소속한 2석의 상원의원 모두 민주당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새벽 2시58분 기준 98%의 개표를 진행한 상황에서, 민주당 오소프 후보는 220만5082표를 얻어 득표율 50.1%를 기록해 49.9%(219만2276표)를 득표한 공화당 데이비드 퍼듀 현직 상원의원을 역전했다.

같은 시각 워녹 후보는 222만3649표로 전체의 50.6%를 득표해 49.4%(217만3804표)를 얻은 켈리 뢰플러 공화당 소속 현직 상원의원을 꺾었다. 워녹은 앞서 새벽 1시경 조기 승리 선언을 했고 이후 새벽 2시경 AP를 비롯한 뉴욕타임스(NYT), CNN 등 언론도 워녹 후보의 승리를 선언했다.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 개표 현황. 위는 존 오소프-데이비드 퍼듀, 아래는 라파엘 워녹-켈리 뢰플러.[그래픽=폴리티코]


현재 추가 개표가 남아있는 지역은 모두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사실상 상원 2석 모두 민주당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날 새벽 2시 27분경 폴리티코는 조지아 주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개표 진행률 98.11%인 상황에서 전체 159개 카운티 중 156곳이 개표 완료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추가 개표가 남아있는 지역은 풀턴·데칼프·핸콕 카운티 등 3곳으로 이들 모두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이 중 가장 개표가 더딘 곳은 데칼프 카운티로 1만9000여표를 남겨두고 기술적인 문제로 자동 개표를 중단한 후 수기 개표로 전환한 상황이며, 풀턴 카운티의 경우 새벽 2시경 4000여표의 사전 투표지를 남겨두고 개표원들이 퇴근해 이날 오전 8시30분에 개표를 재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CNN과 뉴욕타임스(NYT), 폴리티코 등은 워녹의 당선 선언과 함께 오소프가 역전한 이후 '당선이 유력하다'고 예측한 상황이며, AP는 개표 상황 진전을 기다리며 아직 추가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조지아 주정부는 이날 정오(우리시간 7일 새벽 2시) 이후에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선거에서 오소프 후보와 워녹 후보가 모두 승리할 경우 각각 조지아주 역사에 40년 만의 최연소 상원의원(33세), 백인 현역 의원을 꺾은 첫 흑인 후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던 조지아주는 지난 대선에 이어 상원 2석 모두 민주당에 민심을 내줄 경우, 향후 미국의 정치 지형은 큰 변동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 막판 유세에 나선 민주당 소속 존 오소프 후보와 라파엘 워녹 후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왼쪽부터).[사진=AFP·연합뉴스]

다만, 공화당 소속 퍼듀 의원과 뢰플러 의원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히 퍼듀 의원은 성명을 통해 "결과가 공정하고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한 시간과 투명성이 필요하다"면서 "사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사용해 합법적으로 투표한 모든 투표지를 적절하게 집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작년 11월3일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을 주장하며 펼친 논리와 유사하다.

작년 11월3일 대선일 함께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조지아주는 50%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아 주 선거법에 따라 5일 추가로 치러진 결선투표로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전체 100석인 상원에서 각각 50석과 48석을 확보한 상황으로, 민주당이 조지아주에 소속한 상원 2석을 모두 가져올 경우 양당은 50대 50 동률을 이루며 상원의장을 겸임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가 향후 캐스팅보트를 행사한다. 이 경우 민주당은 백악관과 상·하원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블'를 달성하게 된다.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막판 유세 중인 공화당 인사들. 왼쪽 2번째부터 켈리 뢰플러,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사진=AP·연합뉴스]

 
"트럼프 자충수에 '쉽게 이길 선거' 모두 패배" 거센 비판

한편, 조지아주 선거 결과가 공화당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선거 방해 행태도 심화하고 있다.

대선 당선자를 공식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6일 오후 1시부터 열리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앞두고 수도인 워싱턴DC 도심에는 전날부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기 위해 밤새 진을 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평론가들은 '친위 쿠데타' 가능성을 주장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공화당 내 '배신자'를 축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조지아주 주정부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에 선거 불복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공화당 인사를 겨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이날 주요 도로 곳곳을 통제하고 혹시라도 발생할 폭력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주방위군 지원도 요청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연일 선거 불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래드 래펀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1시간 동안 전화를 걸어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는 압력을 넣었고, 5일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지목하며 "부통령은 부정한 당선자를 거부할 권한이 있다"면서 6일 의회 회의에서 대선 결과 인증을 거부하라고 종용해 논란이 일었다.

펜스 부통령은 상원의장 자격으로 6일 합동회의를 주재한다. 다만, 각주가 지난달 선거인단 투표를 모두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기한 각종 선거 불복 소송도 대부분 기각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현실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와 같은 행보가 조지아주 상원 결선에 악영향을 줬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홀먼 젠킨스 WSJ 편집위원의 사설을 통해 작년 11월 대선부터 전날 조지아주 상원결선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패배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충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젠킨스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쉽게 이길 수 있었던 대선에서 자기관리를 못한 탓에(lack of discipline) 승리를 날려버렸다"면서 "조지아주 결선투표 전야에도 또다시 이를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모든 패자는 불만이 있지만, 트럼프가 언론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스스로의 가장 큰 자산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반대할 이유를 터무니없이 '과잉 공급'했다"고 지적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상원 결선에 지원 유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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