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李·朴 사면 승부수 띄워...지지율 답보 극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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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1-01-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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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내 비판 직면..."누구를 위한 사면인가...납득 어려워"

이낙연, 이ㆍ박 전 대통령 사면 관련 논의. 이낙연 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대세론을 형성했던 이 대표가 지지율 답보 국면에 빠지자 국민통합 이슈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사면론을 둘러싸고 여권 내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이 대표가 사면론을 계속 밀어붙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과 당원 뜻 존중”...사면론 일보후퇴

이 대표는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코로나 위기라는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이 급선무”라며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제 오랜 충정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 문제는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당원들께서도 여러 지적이 있었고, 국민들의 의견도 있는 것 같다”며 “충분히 경청해 나가면서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선 1일 이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전직 두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사면론’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일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사면은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할 수 있다”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용서와 관용은 가해자의 몫도 정부의 몫도 아니다 오로지 피해자와 국민의 몫”이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박주민 의원도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한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자신에게 내란음모 굴레를 씌워 사형에 처하려 한 전두환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했다”면서 “통합은 정치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박수현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민주당과 민주당의 어떤 대표든 이 문제를 대통령의 짐으로 떠넘길 수 없다”면서 대통령의 짐을 덜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세론서 3위로 떨어져...사면 불씨 이어가나

이 대표는 지지율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는 15%를 기록했다.

윤석열 검찰총장(30.4%) 이재명 경기도지사(20.3%)의 뒤를 이은 기록이다. 리얼미터 측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한 이 대표의 지지층 일부가 이 지사 쪽으로 이탈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대표의 사면 카드를 두고 국민 통합의 일환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사면을 통한 국민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지율이 떨어진 이 대표가 사면을 지지율 반전 계기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국민 통합 이슈를 선점하면서 향후 이어질 대선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대표가 사면론을 둘러싼 당내외 비판을 극복할 수 있는지 여부다. 당장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재상고심(1월 14일)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하면서 시간 여유를 벌었다. 재상고심 결과 이후 사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경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3.1절 특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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