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인도네시아와 '배터리 협력 MOU' 10.6조원 규모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가 최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배터리 산업 협력 규모가 98억 달러(약 10조638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이 기자회견을 열고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과 맺은 MOU 규모는 98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은 이번 MOU가 공급망 전반에 대한 투자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 등 다른 회사와 협업해 인도네시아 배터리 산업에 투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합의로 인도네시아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광산 채굴부터 리튬 배터리 생산까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통합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협력 MOU의 세부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당시 바흐릴 라하달리아 청장을 비롯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참석해 MOU를 진행했다.

MOU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LG솔루션과 인도네시아는 향후 니켈 광산 채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등을 위한 공동 시설을 건설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의 MOU 규모가 실제로 10조원 이상 확대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가 서두르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인 탓이다.

실제 MOU 자체는 우리나라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정식 서명 행사를 위해 방한한 인도네시아 정부 측의 희망으로 급히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정부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MOU 사항을 국민에 공개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MOU가 구속력 없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 구체적인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인도네시아 측의 희망으로 다소 포괄적인 내용의 MOU가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번 MOU는 구속력이 없어 실제 협력이 이뤄질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소재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사진=이범종 기자]